'2007년산 50센트 유로화 찾아라'…이탈리아서 '희귀 가치' 소문
인터넷 경매에 10유로 호가 나와…전문가들 "근거 없는 루머 가능성"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최근 이탈리아에서 특정 연도에 주조된 유로화 화폐가 진귀해져 실질 가치가 액면가 대비 20배까지 뛰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그 진위를 두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일간 라 레푸블리카에 따르면 현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이탈리아 중앙은행이 2007년 주조한 유로화 50센트(약 650원)짜리 화폐가 인기 대화 소재로 등장했다.
주조된 개수가 얼마 되지 않는, 시중에서 보기 힘든 화폐라서 액면가를 훨씬 뛰어넘는 가치가 있다는 말이 회자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온라인 경매업체인 이베이(eBay)에선 해당 화폐가 최대 10유로(약 1만2천900원)의 가격에 경매 물품으로 나왔다고 한다.
액면가의 20배까지 '몸값'이 뛴 것이다. 화폐의 희귀성을 고려하면 앞으로 가치가 더 뛸 것이라는 희망 섞인 기대도 나온다.
이 때문에 이탈리아 누리꾼들 사이에선 2007년산 50센트 화폐를 찾는 일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하지만 화폐 전문가들 사이에선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일종의 '루머'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화폐 연구가인 파비오 지간테도 그 가운데 하나다.
그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해당 화폐는 500만개가량 주조된 것으로 얘기되고 있다"면서 "이 정도 양이라면 중요한 가치를 지닐 수가 없다"고 단언했다.
경매 가격이 10유로까지 뛴 것에 대해선 판매자의 호가일 뿐 매매된 가격이 아니라며 가치가 과장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지간테에 따르면 프랑스 남동부에 있는 모나코 공국에서 과거 2유로(약 2천580원)짜리 화폐를 한정판으로 찍은 적이 있다. 고급스러운 박스 안에 포장된 일종의 기념주화 같은 것이었다.
이 화폐는 발행 당시에도 화폐 수집가의 관심을 끌면서 800∼900유로(103만∼116만원)에 거래됐다고 한다. 현재는 액면가의 1천배인 2천유로(약 258만원)까지 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유로화를 공식 화폐로 쓰는 바티칸이나 안도라 등의 소국에서 주조된 화폐도 비교적 높은 가치를 지닌다. 국가 규모가 워낙 작아 화폐 주조량도 얼마 되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인구 6천만명의 이탈리아 같은 나라에서 시중에 유통되는 화폐가 희귀성을 이유로 보유 가치가 급등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입을 모은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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