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감독 대결' 태국전 앞둔 박항서 "이번 경기 의미 잘 알아"
베트남-태국, 상대국 언론에 훈련 비공개…'장외 신경전' 치열
입장권 암표 가격 '천정부지'…"최고 12배로 뛰어 30만원 호가"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베트남 축구 대표팀을 이끄는 박항서 감독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G조 5차전 태국과의 경기를 하루 앞둔 18일 필승의 각오를 밝혔다.
박 감독은 이날 베트남 축구협회(VFF)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경기 전망에 대해 "항상 승리하기 위해 준비하고 훈련한다"면서 "내일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또 "이번 경기는 2019년 마지막 경기이고 최대 라이벌인 태국과의 경기"라면서 "저와 선수들은 이 경기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국민이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지 알고 있으며 서로 말은 하지 않더라도 눈빛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이어 "제가 와서 베트남 축구가 급성장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베트남 축구의 잠재력이 많이 있었고 이전 지도자들이 많이 성장시켰으며 저는 그런 부분을 잘 활용해서 그런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오는 19일 오후 8시(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미딘국립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이번 경기는 숙적인 베트남과 태국의 맞대결일 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 출신 감독 간의 대결이기도 하다.
태국은 일본 축구 대표팀 감독을 지낸 니시노 아키라 감독이 맡고 있다.
니시노 감독은 "일본에서 일할 때부터 베트남 축구가 계속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보고 알고 있었다"면서 "태국 축구 대표팀 선수들도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계속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지난 9월 원정 경기로 치른 1차전에서 태국과 비긴 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를 연파하고 G조 톱시드 팀인 아랍에미리트(UAE)까지 물리치며 4경기 무패, 승점 10(3승 1무)으로 조 1위에 올랐다.
태국은 현재 승점 7점으로 G조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베트남이 이번에 태국까지 꺾으면 조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 아시아 최종예선 진출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장외 신경전도 대단하다.
VN익스프레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박 감독은 지난 17일 태국 기자들의 베트남 대표팀 훈련 장면 취재를 막았다.
전날 태국이 베트남 언론의 자국 대표팀 훈련 모습 취재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힌 데 따른 대응이다. 태국은 또 VFF가 마련한 훈련장 대신 하노이 외곽에 있는 비엣텔 축구센터 축구장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18일 기자회견장에서 만난 박 감독과 니시노 감독은 환하게 웃으며 악수하고 포옹하며 친근감을 나타냈다.
박 감독은 최근 베트남 축구 대표팀 감독 사상 최고 대우를 받으며 최장 3년간(2+1년) 재계약해 현지 축구 팬들의 기대감이 한층 높아진 상태다.
4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미딘국립경기장의 표는 일찌감치 매진된 가운데 20만∼50만동(약 1만∼2만5천원)인 입장권이 암표 시장에서 100만∼600만동(약 5만∼30만원)으로 뛰었다고 온라인 매체 '24h'가 전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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