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고 설렌다"…'야구의 불모지' 라오스에 야구리그 생긴 날
제1회 코이카배 16일 개막…한국이 만든 6개 야구팀 참가
(비엔티안[라오스]=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라오스에서 개최되는 첫 야구대회여서 저뿐만 아니라 모든 팀원이 기쁘고 설레는 마음입니다."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 있는 사파비사 경기장에서 16일 개막한 라오스 사상 첫 야구 리그인 '제1회 코이카배 라오스 야구 리그'에 출전한 현지 동덕 국립대 야구 선수인 바타나(19) 군이 한 말이다.
다른 선수들의 표정에서도 설렘과 자부심이 읽혔다.
이날 대회는 한국이 지난 6년간 라오스에 꾸준히 공을 들여 이뤄낸 성과다.
'헐크' 이만수 전 SK 와이번스 감독과 현지 선교사 등이 2013년 11월 라오스 첫 야구팀인 '라오J브라더스'를 창단해 현지 남녀 국가대표팀으로 키웠다.
현재 90명이 선수로 등록했고, 40명가량이 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맹훈련하고 있다.
이 감독이 이끄는 헐크파운데이션 외에도 한국의 기업과 현지 교민이 물심양면으로 이 팀을 돕고 있다.
농심이 매월 라면 10박스를 보내주고 있으며 조아제약에서 의약품과 영양제를 수시로 보내고 있다. 매주 계란 5박스를 후원하는 교민과 일주일에 한 번씩 선수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겠다는 현지 한국식당도 있다.
라오J브라더스 외에 현지에 있는 남녀 야구팀 4개도 모두 한국이 만들어 이번 대회에 출전시켰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과 한국국제개발협력센터(KIDC)가 공동으로 파견한 코이카 라오스 프로젝트 봉사단이 올해 4월 창단한 동덕 국립대 야구팀인 '라오스 미라클'과 웨인짠 고교 야구팀이다.
모두 한국인 감독이 지도하고 있다.
영화 '글러브'의 실제 주인공인 성심학교 야구부를 이끌었던 박상수 감독이 국가대표팀 총감독을 맡고 있고, 여자 야구 대표팀 선수 출신인 황세원 코치가 여자 대표팀을 가르친다.
동덕 국립대와 웨인짠 고교 야구팀은 각각 박종철 감독과 장시영 감독이 이끌고 있다.
이날 개막식에는 신성순 주라오스 대사, 오성수 코이카 라오스 사무소장과 라오스 야구협회의 캄파이 회장과 분행 부회장 등 주요 인사가 대거 참석했다.
시구를 한 신 대사는 축사에서 한국과 라오스의 협력을 강조했다.
시타를 맡은 라오스 교육체육부 차관을 지낸 캄파이 회장은 "야구의 불모지였던 라오스에서 한국 정부와 코이카의 지원으로 이런 대회가 성사된 것에 감사하고 야구협회장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기뻐했다.
캄파이 회장은 또 "라오스 야구가 국내와 동남아시아 지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발돋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개막식은 축구장을 임시로 개조한 곳에서 열렸지만, 폐막식은 한국의 DGB금융 지원으로 비엔티안에 국제 규격으로 짓고 있는 라오스 최초 야구장에서 개최될 전망이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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