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이익 비중서 IB '넘버원' 등극…실적 버팀목
미래에셋대우·KB증권·NH투자 등 IB 영업익 비중 40% 넘어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대형 증권사들의 새 먹거리로 부상한 기업금융(IB) 부문의 영업이익 기여도가 전통적인 영업인 증권 위탁매매(브로커리지)나 자산운용(트레이딩)을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기업별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006800]의 3분기 누적 연결재무제표 기준 IB 부문의 영업이익은 2천498억원으로, 트레이딩(2천373억원)을 누르고 전체 영업이익(5천753억원)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익 비중으로 따지면 41%가량이나 된다.
매출(영업수익) 규모에서는 IB(6천406억원)가 트레이딩(13조6천667억원)이나 자산관리(6천895억원)보다 작지만, 이익을 내는 데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는 셈이다.
KB증권도 3분기 누적 기준 IB 부문 영업이익이 1천204억원으로 트레이딩(952억원)과 위탁·자산관리(70억원)를 압도했다. 전체 영업이익(2천938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1%가량이다.
NH투자증권[005940]은 3분기 누적 기준 IB 부문 영업이익이 2천99억원으로 트레이딩(2천102억원)보다 소폭 적지만 거의 근접한 수준이다. 전체 영업이익(5천70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1% 정도다.
한국투자증권은 부문별 영업이익 비중은 밝히지 않았지만, 영업수익(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IB 부문이 18.2%로 트레이딩(50.4%)에 이어 두 번째다.
삼성증권[016360]은 3분기 누적 세전 이익에서 IB 부문(754억원)이 18.5%를 차지해 아직 트레이딩(1천746억원, 42.8%)이나 위탁매매(1천207억원, 29.6%)보다는 작은 편이다.
IB는 증권사들이 기업들을 상대로 상장(IPO)주선, 인수합병(M&A), 금융자문, 신용공여 등 서비스를 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영업이다.
주식·채권의 위탁매매, 운용에 따라 수익을 내는 브로커리지, 트레이딩과 달리 증시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꾸준한 수익을 낼 수 있어 증권사 실적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특히 본사의 영업조직 활동이 중심이고 부수적인 비용이 크게 들지 않아 다른 사업 부문보다 이익률이 높은 편이다.
한국신용평가가 최근 발간한 '증권산업 피어 리포트(Peer Report)- 중소형 증권사'에 따르면 국내 26개 증권사의 영업 순수익(영업수익에서 판관비 외의 영업비용을 뺀 금액)에서 IB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10% 후반대에서 올해 상반기 말 35% 수준으로 늘었다.
중소형사들 가운데는 한화투자증권[003530](순영업수익 비중 31.3%), 현대차증권[001500](45.2%), 유진투자증권[001200](37.0%), 하이투자증권(43.3%), KTB투자증권[030210](55.5%), IBK투자증권(45.4%), 부국증권[001270](48.1%), 한양증권[001750](37.9%), 케이프투자증권(72.1%) 등의 IB 부문 비중이 큰 편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권사들의 IB 수수료 및 IB 업무 관련 기타수수료는 전체 수수료 수익의 50%를 차지한다"며 "IB 부문의 이익기여도는 지속해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투자회사들은 공통적으로 금융상품 거래에 의존한 수익 비중을 낮추는 대신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수익원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며 "국내 증권사들 역시 이와 유사한 형태로 사업구조 진전이 진행되고 있으며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최근 수년간 국내 증권사 IB 부문의 성장을 이끌어온 것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수익"이라며 "부동산 PF의 구조상 신용공여는 기본적으로 미분양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으므로 증권사들의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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