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가자지구 무장정파 교전 48시간만에 정전합의
이집트 중재…이스라엘 "고요에 고요, 해악에 해악"
현재까지 팔레스타인인 32명 사망·이스라엘 주민 50명 경상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무력 충돌이 격화하며 짙은 전운에 휩싸였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무장정파가 정전에 전격 합의했다.
팔레스타인의 무장정파 '이슬라믹 지하드'는 14일 오전 5시 30분(현지시간)을 기해 발포를 중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표적공습으로 무력충돌이 촉발된 지 약 48시간 만에 이뤄진 정전이다.
이슬라믹 지하드의 무사브 알-브라임 대변인은 로이터통신에 "이집트의 중재 아래 휴전이 개시됐다"며 "팔레스타인 저항 세력들을 대표한 이슬라믹 지하드의 조건을 이스라엘이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알-브라임 대변인은 팔레스타인 무장대원의 표적 살해와 가자지구 국경 지역에서 매주 열리는 팔레스타인 시위를 겨냥한 발포를 중지하라는 이슬라믹 지하드의 요구를 이스라엘이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로이터가 접촉한 이집트 관리도 이스라엘과 이슬라믹 지하드 간 휴전 합의 사실을 확인했다.
앞서 니콜라이 믈라데노프 유엔 중동특사는 13일 오후 양측의 휴전 협상 중재를 위해 카이로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과 이집트는 과거에도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에서 활동하는 팔레스타인 저항 세력 사이의 휴전을 중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바 있다.
이슬라믹 지하드가 휴전을 발표한 뒤 이스라엘 외교장관인 이스라엘 카츠도 이날 현지 라디오에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무장대원들이 국경을 넘는 공격을 멈춘다면 상응한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말해 양측에 휴전이 성립됐음을 시사했다.
카츠 장관은 "고요에는 고요로 응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건, 다른 어디에서건 이스라엘을 해치려고 하는 사람들을 타격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번 휴전이 이슬라믹 지하드의 요구처럼 팔레스타인 무장 대원들의 표적 살해 정책을 중단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이번 정전 합의가 상황에 따라 무효가 될 수도 있음을 경고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지난 12일 시작된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무장세력 간 무력 충돌로 현재까지 일가족 6명을 포함해 32명의 팔레스타인 주민이 목숨을 잃었다. 희생자 가운데 최소 3분의 1은 민간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측도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 발사한 수백 발의 로켓포 공격을 받아 남부의 상당한 지역이 마비되고, 약 50명이 경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이번 충돌은 이스라엘군이 지난 12일 가자지구에 대한 표적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이슬라믹 지하드'의 고위 사령관인 바하 아부 알아타를 살해한 사건이 발단이 됐다.
팔레스타인에서 가장 큰 무장정파인 하마스는 이번 충돌에 개입하지 않았다.
이스라엘-가자지구 교전격화로 사흘간 수십명 사상 참변 / 연합뉴스 (Yonhapnews)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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