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내부고발자 변호사, 백악관에 "공격 관두라" 경고 서한
트럼프·측근의 내부고발자 신원 캐기 및 신빙성 폄하 행위에 대응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우크라이나 의혹 제기로 미 하원의 탄핵조사를 촉발한 내부고발자의 변호사가 백악관에 서한을 보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을 중단시키라고 경고했다.
8일(현지시간) CNN방송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내부고발자를 대리하는 변호사 앤드루 바카즈는 전날 팻 시펄론 백악관 법률고문에게 서한을 보내 "당신의 고객, 미국의 대통령이 나의 고객과 가족을 물리적 위험에 빠뜨리는 수사를 쓰고 활동을 한다는 데 대한 깊은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바카즈는 이어 "당신의 고객이나 그 대리인들의 행위로 인해 누군가가 해를 입었을 때 그가 빠지게 될 법적·윤리적 위험에 대해 당신이 조언해주기를 정중하게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누군가 물리적으로 해를 입으면 나와 공동 대리인 마크 자이드는 당신의 고객에 대한 모든 적절한 대응을 취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바카즈는 서한에서 내부고발자가 누군지 보고하면 공직을 수행하는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발언과 내부고발자에게 정보를 주는 자는 스파이에 가깝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거론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은 내부고발자 주장의 신빙성을 깎아내리고 신원을 캐내기 위한 언행을 보여왔다. 극우매체 브레이트바트는 최근 내부고발자가 중앙정보국(CIA)의 30대 요원이라고 주장하며 실명을 거론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이 이 보도를 트위터에서 리트윗하기까지 했다.
공화당 소속 짐 조던 하원의원은 내부고발자를 공개 증언대에 세우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 연방법은 보복 방지를 위해 내부고발자의 신원 공개를 금하고 있다.
미 정보기관 소속으로만 알려진 내부고발자는 행정부 당국자들의 전언을 토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수사를 종용한 의혹을 제기했고 민주당은 이에 근거해 9월 24일 탄핵조사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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