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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의장 "한일관계 못 돌이킬 강 건너선 안돼…文-아베 선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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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의장 "한일관계 못 돌이킬 강 건너선 안돼…文-아베 선언해야"
특파원 간담회…"日분위기 춘래불사춘…풀자면서도 냉랭한 기운"
'DJ-오부치 선언 재확인·현안 일괄 타결·징용문제 입법 해결'
'1+1+α'구상 "자발적이라는게 핵심"…"연내 국회 '통일안' 마련"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을 방문 중인 문희상 국회의장이 6일 한일 갈등 상황의 타개를 위해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을 통해 새로운 한일관계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이날 도쿄 시내 한 호텔에서 가진 도쿄 특파원단과의 간담회에서 한국과 일본이 정상회담을 통해 ▲ 한일 청구권 협정과 일본의 '통렬한 반성'이 담긴 김대중-오부치 선언의 재확인 ▲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과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 일괄 복원 ▲ 징용 문제에 대한 입법적 해결 등 3가지를 선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잇는 문재인-아베 선언이 될 것"이라며 "올해 안에 한국에서 징용 문제 해결을 위한 법률이 입법되고 두 정상이 정상회담에 대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의장은 4일 도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국회의장 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을 방문해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일한의원연맹 간사장, 자민당의 2인자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 등과 만나 폭넓은 대화를 나눴다.
그는 일본 학계와 정계, 언론계 인사 10여명 만났다면서 한일 관계와 관련된 일본 분위기를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고 표현했다. "한일 관계를 풀어야 한다는 당위성에는 반대하지 않는 분위기이지만 아직 냉랭한 기운이 느껴졌다"는 설명이다.


문 의장은 방일 기간 5일 와세다(早稻田)대 특강 등을 통해 강제징용 피해자 보상 문제의 해법으로 한국과 일본 기업, 양국 국민의 자발적인 성금으로 지원해 기금을 만드는 내용의 '1+1+α(국민성금)'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2015년 정부간 위안부 합의의 결과로 일본 정부가 갹출한 돈 중 남은 60억원을 기금에 투입하자고 말하기도 했다.
문 의장은 이와 관련해 "자발적이라는 것이 제안의 특징"이라며 "양국 기업과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과거사 문제를 망라하는 기금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가 참여하는 화해·치유 재단에서 남은 60억원과 한국 정부의 재단 운영 경비를 기금에 넣는 방식으로 양국 정부가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발적으로 일본 기업들이 기금에 참여하는 것인 데다 일본이 주장하는 '한국 내에서의 해결'에도 해당하니 일본 정부가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문 의장의 이런 안은 일본뿐 아니라 한국의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만만치 않은 과제가 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중요한 것은 제안을 했다는 것 자체다. 토론과 논란이 있을 것"이라며 "100% 환영 못할 안이라더라도 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찾자는 의미에서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일은 서로 마주보는 기관차 같아서 이런 식이면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건너는 것이라서 이 상태를 계속 방치할 수는 없다"며 "(한일) 양쪽에서 다 욕을 먹더라도 할 일은 한다는 생각에서 제안을 했다"고 덧붙였다.
문 의장의 방일 기간 G20 국회의장 회의의 호스트인 일본의 산토 아키코(山東昭子) 일본 참의원 의장은 문 의장과의 개별 회담을 거절했었다.
문 의장이 지난 2월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일왕을 '전쟁범죄의 주범 아들'이라고 칭하며 일왕의 사과를 촉구한 것과 관련해 문 의장의 사과가 불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산토 의장은 문 의장과 마주쳤지만 인사를 건네지도 았았고, 이와 관련해서는 결례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문 의장이 회의의 기념 촬영시 가장 끝자리에 위치한 것에 대해서도 홀대라는 비판이 나온다.
문 의장은 "일본에 가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분분했었다"며 이솝 우화의 '여우와 두루미' 얘기를 꺼냈다.
그는 "여우가 두루미의 초청을 받고 갔는데 긴 호리병에 물고기를 넣어놓으면 여우 입장에서는 먹을 것이 없다"며 "어련히 못먹을 것을 알면서도 나를 초청한 의사를 존중하고 와세다대와 강연을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방일을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대 이상의 환대를 받지는 않았지만 한치의 오차도 없는 경호, 얄미울 정도의 예의범절 등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며 "만나고 싶은 정계와 학계, 언론계 인사들을 만나 이야기를 전했고 그분들의 반응도 괜찮았다. 성공이라고까지 할 수는 없지만 나쁘지 않았다"고 방일 성과를 평가했다.


bk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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