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이어 우루과이 대선서도 주목받는 '룰라의 가치'
중도좌파 후보 "룰라 무한 존경" 석방 촉구…보우소나루와는 거리 두기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남미 주요국 대선에서 이른바 '룰라의 가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아르헨티나에 이어 우루과이 대선에 출마한 좌파 후보가 부패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을 정치의 무대로 불러내고 있다.
우루과이 좌파 집권당의 다니엘 마르티네스 후보는 4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와 회견을 통해 룰라 전 대통령에 대한 무한의 존경심을 표현했다.
마르티네스 후보는 룰라 전 대통령이 집권 시절 추진한 빈곤퇴치 정책을 높이 평가하면서 유권자들을 향해 자신에게 기회를 달라며 지지를 촉구했다.
마르티네스 후보는 브라질 사법 당국이 룰라 전 대통령을 체포·수감한 것은 불법이라고 주장하면서 룰라 전 대통령을 즉각 석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브라질과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하겠지만,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가까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해서는 중도우파 야당의 루이스 라카예 포우 후보도 거부감을 표시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달 말 브라질 언론 인터뷰를 통해 라카예 포우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라카예 포우 후보는 "다른 나라의 정치인이나 정상이 우루과이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우루과이는 브라질인들의 생각이 아니라 우루과이 국민에게 필요한 일에 관해 결정을 내릴 뿐"이라고 말해 사실상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지지를 거부했다.
라카예 포우 후보의 이 같은 발언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지지가 대선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7일 치러진 우루과이 대선 1차 투표에서 마르티네스 후보와 중도우파 야당의 라카예 포우 후보는 각각 38%와 28% 안팎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우루과이 대선은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한 달 후 1∼2위 후보가 결선투표로 승부를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결선투표는 11월 24일 시행된다.
한편,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승리한 좌파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당선인은 빈곤퇴치를 위해 과거 룰라 정부의 기아 퇴치 프로그램인 '포미 제루'를 본뜬 정책을 공약으로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페르난데스 당선인은 대선을 앞둔 지난 7월에는 브라질 남부 쿠리치바 시내 연방경찰을 찾아가 룰라 전 대통령을 면담했으며, 대선 결과가 나온 직후에는 '룰라 석방'을 촉구하며 연대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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