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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가스실' 된 뉴델리…공사 중단·휴교령·마스크 대량 배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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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가스실' 된 뉴델리…공사 중단·휴교령·마스크 대량 배포
대기오염물질, WHO 기준 30배…주총리 "인근 주 농작물 소각이 주 원인"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 수도 뉴델리의 대기가 올해 겨울에도 '가스실' 수준으로 추락했다.
해마다 겨울이면 세계 최악 수준으로 공기 질이 악화하는 뉴델리가 올해도 어김없이 심각한 대기 오염에 시달리는 것이다.
아르빈드 케지리왈 델리 주(정식 명칭은 국가수도지구) 주총리는 1일 트위터를 통해 "델리가 가스실로 변했다"고 지적했다.
NDTV 등 인도 현지 매체, CNN방송 등에 따르면 실제로 이날 뉴델리 일부 지역의 초미세먼지(PM 2.5, 지름 2.5㎛ 이하) 농도는 743㎍/㎥을 기록하기도 했다.
인도 공기질 지수(AQI)도 뉴델리 시내 곳곳에서 600∼700을 넘어섰다.
인도 AQI 지수는 보통(101∼200), 나쁨(201∼300), 매우 나쁨(301∼400), 심각(401∼500) 등의 단계로 나뉜다.
초미세먼지 기준으로는 매우 나쁨과 심각은 각각 121∼250㎍/㎥, 250㎍/㎥ 이상을 뜻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일평균 PM 2.5 농도의 안전 기준은 25㎍/㎥(연 평균 기준은 10㎍/㎥)이다.
1일 뉴델리의 대기는 WHO 하루 안전 기준보다 30배가량 나빠진 셈이다.
케지리왈 주총리는 이같은 대기 오염의 '주범'으로 뉴델리 인근 주의 논밭에서 날아온 농작물 소각 관련 재를 지목했다.

뉴델리 인근 여러 주에서는 농부들이 추수가 끝난 후 11월 중순 시작되는 파종기까지 논밭을 마구 태우는 바람에 엄청난 재가 발생한다.
연방 정부 등은 이와 관련해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지만 논밭 소각은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 분위기다.
여기에 낡은 경유차가 뿜어내는 매연, 도심 빈민들이 난방과 취사를 위해 타이어 등 각종 폐자재를 태운 연기, 건설공사 먼지 등이 더해지면서 뉴델리의 겨울 대기는 크게 나빠지곤 한다.
특히 10월 하순∼11월 초 힌두교 디왈리 축제를 전후해 곳곳에서 터지는 대규모 폭죽으로 먼지가 무더기로 더 쏟아지면서 이 시기 겨울철 대기는 최악이 된다. 올해는 지난달 27일이 디왈리였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뉴델리 주정부는 일주일간 건설 공사 중단을 지시했고 트럭의 뉴델리 시내 진입도 금지시켰다.
5일까지 주 내 전 학교에는 휴교령도 내렸다. 4일부터 15일까지는 차량 홀짝제도 시행된다.
아울러 주정부는 학생에게 방진 마스크 500만개를 긴급 배포하고 있다.

이같은 대기오염 속에서도 인도와 방글라데시 대표팀 간의 크리켓 경기가 3일부터 강행될 예정이라 논란이 일고 있다.
방글라데시팀 코치는 "아무도 (대기오염으로 인해) 죽어가지 않는다"며 "선수들도 대기 오염에 대해 크게 불평하지 않는다"며 무신경한 태도까지 보였다.
하지만 스리랑카 크리켓 대표팀 선수 중 일부는 2017년 뉴델리의 스모그 속에서 경기를 치르다가 구토를 하기도 했다.
초미세먼지 등으로 인한 대기오염은 폐 질환 같은 호흡기 감염, 당뇨병, 혈관 질환, 암 등 여러 질병의 원인으로 알려졌다.
인도 의학연구위원회(ICMR)에 따르면 2017년 인도의 대기오염 관련 질환 사망자 수가 124만명에 달한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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