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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포클랜드전쟁 때 가져간 성모상 37년 만에 아르헨에 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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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포클랜드전쟁 때 가져간 성모상 37년 만에 아르헨에 반환
바티칸에서 반환 의식…아르헨 출신 교황, 감격의 눈물 흘려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영국이 포클랜드 전쟁 때 가져간 아르헨티나 성모상을 아르헨티나에 반환했다고 일간 더타임스 등이 31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반환 의식은 지난 30일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주재로 진행됐다.

영국의 로마 가톨릭 고위 군목인 폴 메이슨 주교는 아르헨티나의 산티아고 올리베라 주교에게 35㎝ 크기의 루한 성모상을 전달했다.
이는 포클랜드 전쟁 이후 37년 만에 이뤄진 화해의 몸짓이라고 더타임스는 설명했다.
아르헨티나 측은 이날 영국 측에 답례로 복제품을 전했다.
복제품은 이 성모상이 안치돼 있던 잉글랜드 남부도시 올더숏의 성 미카엘·성 조지 가톨릭 군 대성당으로 옮겨지게 된다. 이 성당에서는 포클랜드 전쟁 이후 양측 희생자들을 위한 기도가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반환된 성모상은 내달 3일 아르헨티나에 도착한 뒤 18개월 동안 전국을 순회하며 대중에게 선보여질 예정이다.
앞서 아르헨티나의 올리베라 주교는 성모상이 영국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반환을 요청했다.
영국의 메이슨 주교는 "이번 성모상 반환은 양국의 하나 된 믿음을 보여줄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아르헨티나에서 400㎞ 떨어진 포클랜드 제도는 1833년 이후 영국이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영국과 아르헨티나는 1982년 포클랜드의 영유권을 놓고 전쟁을 치렀고 양측에서 900여명이 희생된 가운데 영국이 승리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인근의 루한 대성당에 있던 1630년의 원본의 복제 작품인 이 성모상은 아르헨티나 공군 사제가 당시 포클랜드에 가져갔지만, 아르헨티나군이 퇴각하면서 한 교회에 남겨졌다.
이를 다시 영국 측이 발견해 영국으로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반환식이 열리는 동안 루한의 성모상을 지긋이 바라보면서, 감격스러운 듯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교황은 무명의 아르헨티나군 전사자의 묘비 명판에도 입맞춤을 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js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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