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취소에 불투명해진 미중정상회담…마카오·하와이 등 거론
폭스뉴스 "중국이 마카오 제안", 로이터 "알래스카·하와이 가능성도"
APEC 개최는 쉽지 않을듯…"유엔 기후총회는 뉴욕·제네바 등 언급"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칠레가 다음달로 예정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를 전격 취소함에 따라 미중 정상의 '무역 담판' 일정이 안갯속에 빠졌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마카오에서 별도로 양국 정상이 만날 것을 제안하고, 미국도 다른 장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미 폭스뉴스는 30일(현지시간) 중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측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카오에서 만나 '무역협상 1단계 합의'에 서명하자는 제안을 했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도 중국이 마카오를 가능한 장소로 제안했다고 중국의 한 무역 담당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당초 두 정상은 내달 16~17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릴 예정이던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나 무역합의에 서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칠레 정부가 반정부 시위 격화에 따라 APEC 정상회의를 전격 취소하면서 일정에 차질이 빚어졌다.
미 컨설팅업체인 유라시아그룹의 마이클 허슨 중국 담당자는 막판 일정 변경으로 무역합의 서명이 지연될 수 있다고 보면서도, 연말까지는 타결될 가능성을 70%로 진단했다.
허슨은 "양쪽 지도자 모두 정치·경제적 위험을 안고 있는 위험 고조를 줄이고, 이 대화를 순조롭게 진행해야 할 동기가 있다"며 이같이 내다봤다.
백악관도 APEC 정상회의 취소 소식이 전해진 후 내달 중국과의 초기 무역 합의에 서명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나 시 주석과의 회동 계획은 언급하지 않은 채 "똑같은 기간 안에 중국과 역사적인 무역 협상의 1단계 합의를 마무리 지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무역합의 서명을 위한 미중 정상들의 만남 장소에 대한 공개적 언급은 내놓지 않았으나, 마카오가 아닌 다른 대안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 정부 입장을 잘 아는 한 인사는 백악관이 중국에 칠레 APEC을 대체할 미중 정상회담 개최지로 미국 내 일부 장소를 제안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알래스카와 하와이가 중국이 수용할 수 있는 잠재적 대안이라고 로이터에 전했다.
다만 칠레가 포기한 APEC 정상회의 개최지를 다시 물색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백악관은 APEC 대체지와 관련해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통상 전문가들은 2주밖에 안 남은 시점에서 21개국 정상이 참여하는 행사를 다시 개최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APEC 사무국도 이번 취소에 따른 대안에 대해선 거론하지 않은 채 내년 개최지만 언급했다.
레베카 파티마 스타 마리아 사무국장은 트위터에 올 한해 개최국으로서 칠레가 보여준 노력에 감사를 표한 뒤 "말레이시아가 2020년 APEC을 주최한다"고만 밝혔다.
또한, 칠레 정부가 APEC 정상회의와 함께 개최를 포기한 12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도 유엔이 긴급하게 새로운 장소를 물색하고 있다.
카롤리나 슈미트 칠레 환경장관은 미국 뉴욕이나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본부를 포함해 여러 선택지를 검토 중이며 3개 국가도 개최에 관심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는 관심을 표명한 국가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고, 이번 개최 포기에도 불구하고 칠레가 의장직은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개최 일정은 다소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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