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베트남이 자국 모터쇼에 전시된 폭스바겐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투아렉을 폐차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SUV의 내비게이션에 중국의 구단선 지도가 들어가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구단선은 중국이 남중국해 90%가량의 영유권을 주장하며 해변을 따라 그은 9개의 선으로 베트남을 비롯한 인접국과 갈등의 불씨다.
31일 일간 뚜오이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23∼27일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개최된 모터쇼에 전시된 투아렉의 내비게이션에 구단선이 그려진 지도가 있는 것을 관람객이 발견했다.
이에 대해 폭스바겐 베트남은 "중국 파트너로부터 차량을 빌려오는 과정에 실수가 있었다"며 "해당 차량을 반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베트남 관세총국의 고위 관계자는 "구단선 지도는 베트남의 역사를 왜곡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장 강력하고 적절한 조처가 필요하다"면서 투아렉 폐차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또 "이번 주에 관계 부처 담당자들이 모여 그 차를 어떻게 처리할지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베트남에서는 구단선과 관련한 민원과 엄중 조처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주에는 베트남에 수입된 중국 승용차들의 내비게이션에 구단선 지도가 깔린 것이 적발돼 수입업체가 공식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앞서 지난 19일에는 호찌민시에서 열린 국제관광엑스포에 참가, 구단선 지도가 담긴 안내 책자를 나눠준 여행업체에 벌금 2천200달러(약 250만원)가 부과됐다.
또 지난 13일에는 구단선 지도가 나온다는 이유로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어바머너블'(Abominable)의 상영이 전면 중단됐고, 현지 배급사인 CJ CGV 베트남에 벌금 7천310달러(약 850만원)가 부과됐다. 베트남 당국은 영화담당 국장을 좌천시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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