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연구소 "올해·내년 국내 경제 성장률 1%대 전망"
"민간 부진을 정부투자로 상쇄…기준금리 1.0%까지 인하할 것"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KEB하나은행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올해와 내년 연이어 국내 경제 성장률이 1%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30일 '2020년 경제·금융시장 전망'에서 "내년은 글로벌 경제가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국내 경제도 민간부문의 부진을 정부투자로 상쇄하는 정도의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8%, 내년은 1.9%로 제시했다.
김영준 연구위원은 "생산가능인구 급감과 투자부진 장기화,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이로 인한 글로벌 분업체제 약화 등 구조적 요인이 더해지게 되면 '성장률 2%대 시대'가 조기에 종료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연구소는 1%대 성장 우려와 저물가 장기화 위험으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0%까지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수정 수석연구원은 "통화 완화의 비용 대비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존재하나 1%대 성장 고착화 우려로 추가 금리 인하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원/달러 환율은 양호한 외환 펀더멘탈과 한미 경기 및 금리 차 축소 등으로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대외 불확실성 변수를 고려해 1,120∼1,250원대에서 상당한 변동이 있을 것으로 봤다.
연구소는 저성장·저금리 현상에 따라 내년 금융산업 전반에 걸쳐 성장이 둔화하고 수익성이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가계대출 규제가 지속하는 가운데 예대율 규제가 강화되면서 대출 증가 폭이 축소되고 대손 비용 증가, 연체율 및 부실채권 비율의 상승 등 각종 건전성 지표가 악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부동산 경기의 지역별 양극화 현상이 진행되면서 지방 부동산 관련 사업의 부실 가능성이 커졌다고 강조했다.
김혜미 연구위원은 "그동안 체감경기와 달리 대손 비용률이 낮았던 이유는 대손충당금 환입 효과에 있었으나 이제 이러한 효과가 사라져 대손 비용이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은행권에서 증권은 자산관리 부문보다 투자은행(IB) 부문의 실적 개선이 지속할 것이나 우발채무 급증에 따른 위험성이 커질 것으로 봤고, 생명보험은 저축성 보험시장의 위축, 보험 해약률의 상승, 보증준비금 추가 적립 등으로 인해 올해에 이어 어려움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엔 오픈뱅킹의 본격적 시행으로 비금융회사의 금융서비스 제공이 활발해지는 등 금융권의 진입 규제가 크게 완화되면서 경쟁이 격화할 것으로 봤다.
연구소는 국내외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국내 제조업의 구조적 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전망하며 특히 중국의 경기 부진에 직접 노출된 산업의 부진을 우려했다.
반도체의 공급과잉 해소로 국내 주요 산업의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2017∼2018년 영업이익의 약 70%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마저도 기저효과에 의한 착시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이주완 연구위원은 "반도체는 올해 안에 가격 조정이 마무리되어 내년에는 실적이 개선되겠지만 아직 공급과잉이 해소되지 않아 잠재적인 리스크는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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