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냉동 컨테이너' 빌린 북아일랜드 출신 형제 추적
물류회사 운영…아일랜드업체와 해당 컨테이너 리스 계약
기소된 트럭 운전자와 인신매매 및 밀입국 공모 혐의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에서 발생한 '냉동 컨테이너 집단 사망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컨테이너를 임차한 형제를 쫓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23일 오전 1시 40분께 런던에서 동쪽으로 20마일(약 32km)가량 떨어진 에식스주 그레이스의 워터글레이드 산업단지에서 39구의 시신이 담긴 화물 트럭 컨테이너가 발견됐다.
시신은 남성 31명, 여성 8명으로, 최저 영하 25도까지 내려가는 냉동 컨테이너 안에서 동사했거나 질식사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경찰은 이들이 중국인인 것으로 추정됐지만, 베트남 출신이 상당수 포함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 15일 아일랜드 모나간주에 있는 '글로벌 트레일러 렌털스'로부터 냉동 컨테이너를 빌린 이가 로넌 휴스(40)와 크리스토퍼 휴스(34) 형제라며 이들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식스 경찰의 스튜어트 후퍼 총경은 "휴스 형제를 발견해 얘기를 나누는 것이 이번 조사에 필수적이다"라면서 "그들은 현재 북아일랜드에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아일랜드와도 연결고리가 있다"고 말했다.
로넌 휴스는 '글로벌 트레일러 렌털스'와 컨테이너 리스 계약에 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계약서에는 로넌이 동생 크리스토퍼와 함께 운영하는 물류회사인 'C 휴스 로지스틱스'의 주소가 적혀있었다고 로이터 통신은 밝혔다.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위성항법장치(GPS) 분석 결과 컨테이너는 15일 모나간주를 떠나 북아일랜드로 넘어갔다가 다시 아일랜드에 도착했다.
이후 더블린을 출발해 웨일스 홀리헤드를 통해 영국 본토에 들어왔고, 16일 저녁 유럽 대륙으로 넘어갔다.
컨테이너는 프랑스 덩케르크와 릴, 벨기에 브뤼주 등으로 옮겨 다녔고, 17∼22일 영국과 유럽 대륙을 두 차례 오간 것으로 나타났다.
영하 25도 '냉동 컨테이너' 안서 숨진 39명은 중국인…영국 '발칵' / 연합뉴스 (Yonhapnews)
경찰은 이날 현재 이번 사건과 관련해 모두 5명을 체포했다.
북아일랜드 크레이개번 출신인 모리스 로빈슨(25)은 자신의 대형 트럭에 해당 컨테이너를 적재했다가 사건 발생 당일 체포됐다.
로빈슨은 살인 및 인신매매, 밀입국 및 돈세탁 공모 등의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지난 28일 첼름스퍼드 치안판사법원에서 열린 심리에서 검찰은 로빈슨이 로넌 휴스 및 다른 이들과 인신매매 및 밀입국을 공모한 것으로 추정했다.
로빈슨 외에 대형 트럭 수송업체를 운영하면서 로빈슨이 몰던 트럭을 불가리아에 최초 등록했던 조안나 마허(38)와 토머스 마허(38) 부부, 북아일랜드 출신의 40대 후반 남성 등은 지난 25일 체포됐지만 보석 조건으로 전날 풀려났다.
이와 별개로 아일랜드 경찰은 에식스 경찰의 의뢰를 받아 더블린 항구에서 북아일랜드 출신 20대 초반 남성을 지난 26일 체포했다.
에이먼 해리슨(23)이라는 이름의 이 남성은 스카니아 트럭 운전자로, 해당 컨테이너를 벨기에 제브뤼헤 항구로 실어나른 것으로 전해졌다.
컨테이너는 22일 오후 제브뤼헤에 도착, 같은날 오후 항구를 떠났고, 다음날 오전 0시 30분 런던 동쪽 퍼플리트 부두에 도착했다.
이후 로빈슨의 화물 트럭이 1시 5분에 이를 적재했고, 이어 1시 40분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차 등이 시신을 발견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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