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중앙은행장 "카탈루냐 시위·정국교착 경제에 악영향"
"민간 투자 결정에 부정적 영향…총선 후 안정적 정부 구성돼야"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스페인 카탈루냐의 분리독립 추진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과 스페인 정국의 교착 상태가 경제 전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스페인 중앙은행장이 경고했다.
스페인 중앙은행의 파블로 에르난데스 드 코스 총재는 29일(현지시간) 마드리드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스페인 경제의 최신 지표들은 경제활동의 점진적 둔화를 가리킨다"면서 내달 10일 총선으로 강력한 정부가 들어서지 못하면 경제 전망에 더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드 코스 총재는 이어 "최근 카탈루냐 상황들과 일부 국내 정책이 미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예상이 시간을 두고 민간의 투자 결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한 카탈루냐 지방에서는 지난 14일 스페인 대법원이 카탈루냐의 분리독립을 추진했던 전 자치정부 지도부 9명에게 징역 9∼13년의 중형을 선고한 이후 격렬한 반(反) 스페인 집회가 최근까지 이어졌다.
제약·바이오·관광 산업이 발달한 카탈루냐는 스페인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하고 있으며 스페인의 타지역보다 소득 수준도 높다.
성가족성당(사그라다 파밀리아) 등 유서 깊은 문화유산과 온화한 기후, 축구팀 FC 바르셀로나 등으로 인해 전 세계에서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지역이다.
그러나 지난주 바르셀로나 도심과 외곽 곳곳에서 스페인을 규탄하는 시위가 격화하면서 스페인 경제를 선도하는 카탈루냐의 경제 활동에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카탈루냐 외에도 스페인 정치의 고질적인 교착상태 역시 경제에 암운을 드리우는 요인이다.
스페인에선 지난 4월에 총선이 치러졌지만 제 정파들이 정부 구성 협상에서 타결점을 찾지 못함에 따라 스페인은 내달 10일 다시 총선을 치른다. 이번 선거는 4년 사이 네 번째 치러지는 총선이다.
드 코스 총재는 "이번 총선에서 수립될 정부는 경제의 잠재성장력을 높이고 취약점을 보완하는 개혁에 나설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지지와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면서 정파 간에 안정적인 정부 구성에 대한 폭넓은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론조사기관들은 이번 총선에서도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정당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처럼 사회당(중도좌파)이 제1당으로 남지만, 과반의석에는 한참 못 미쳐 사회당이 또다시 야권을 상대로 정부 구성 협상에 나서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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