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등반가 "8천m급 14봉 7개월 만에 최단기간 등정"
'구르카' 전사 출신…"자신의 능력 믿고 늘 긍정적 사고"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30대 네팔 등반가가 29일(현지시간) 8천m급 14봉을 단 7개월 만에 등정하는 신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29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니르말 푸르자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8천m 이상의 14봉을 세계 최단기간인 7개월 만에 모두 올랐다고 말했다.
이전 기록은 거의 8년 만에 이뤄진 것이었다.
푸르자는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미션 달성! 시샤팡마 정상에서"라고 말했다. 시샤팡마는 푸르자가 중국에서 오른 마지막 14번째 봉우리를 가리킨다.
앞서 폴란드 출신 산악인 예지 쿠쿠츠카가 1987년에 14봉 등정 기록을 7년 11개월 14일 만에 달성했다. 그보다 1년 전에는 이탈리아의 전설적 등반가 라인홀트 메스너가 14봉 완등의 최초 기록 보유자가 됐다.
한국인 등반가 김창호 대장은 쿠쿠츠카보다 1개월 느리게 이 기록을 달성했지만, 1989년 등반사고로 목숨을 잃은 쿠쿠츠카와 달리 무산소 등정으로 대기록을 세웠다. 김 대장은 지난해 10월 12일 히말라야 구르자히말 베이스캠프에서 강한 눈 폭풍에 휩쓸려 다른 한국인 등반가 4명과 함께 유명을 달리했다.
올해 36살인 푸르자는 영국군에 배속된 네팔 용병 부대로 유명한 구르카 전사 출신으로 지난 4월 '프로젝트 가능'이라는 이름의 야심 찬 등반 계획을 시작했다.
우선 푸르자는 안나푸르나, 다울라기리, 칸첸중가, 에베레스트, 로체, 마칼루 등 8천m급에서도 최고봉들을 1개월 만에 등정했다.
1개월 후 그는 파키스탄으로 두 번째 등정 코스에 올라 악명 높은 낭가 파르밧을 밟았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수면 부족과 싸워야 했던 그는 가셔브룸 I, II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K2 등 파키스탄 최고봉 5개를 거의 뛰다시피 하며 오르락내리락했다.
20일 후엔 2단계 등반 마지막 봉우리인 브로드피크에 섰다.
푸르자는 마지막 등반 단계는 9월에 시작해 일주일 내로 초오유와 마나슬루 봉우리에 도달했다.
푸르자는 최근 AFP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처음 14봉 완등 계획을 밝혔을 때 "모두 나를 조롱하면서 '어떻게 그게 가능하겠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14봉 최후 정상에 오르기 전 카트만두에서 한 인터뷰에서 "그건 너 자신의 능력을 믿는 것과 관련됐다"면서 "때론 일이 잘못될 것이기 때문에 항상 긍정적 마음가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의 성과를 계기로 네팔의 차세대 등반가들이 역시 자신의 대기록을 깨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셰르파로 알려진 네팔의 등반 도우미들이 국제 산악인들만큼 주목을 받지 못했을 뿐 기회만 주어진다면 훨씬 더 잘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그는 덧붙였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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