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정당 약진한 스위스, 연방평의회 구성 공식 깨질까
주요 4개 정당만 장관 회의체 참가…녹색당, 제4당 약진에 귀추 주목
(제네바=연합뉴스) 임은진 특파원 = 최근 치러진 스위스 총선에서 그간 소수 정당에 머물던 녹색 정당들이 약진하면서 정당별 득표율에 따라 좌석을 배분해온 연방평의회의 구성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27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존탁스차이퉁에 따르면 각 정당은 지난 20일 총선에서 주요 정당으로 떠오른 녹색 정당들이 연방 장관들의 회의체인 연방평의회에 참여하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
제1당 스위스국민당의 유력 인사인 크리스토프 블로허는 녹색당과 녹색자유당에 한 자리씩 배정하는 대신 사민당과 자민당이 한 자리씩 내놓는 안을 제시했다.
이럴 경우 스위스국민당이 유일하게 2석을 차지하는 정당이 되고, 기존 2석의 사민당과 자민당은 1석으로 줄게 된다. 1석을 차지하던 기민당은 자리를 그대로 유지하고 대신 녹색당, 녹색자유당이 각각 1석을 차지하게 된다.
장관 7명으로 구성된 연방평의회는 지난 60년 동안 총선에서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4개 정당이 장관직을 1∼2석씩 배정받는 '마법의 공식'에 따라 운영됐다.
이에 따라 현재 장관직은 스위스국민당과 사민당, 자민당이 각각 2석, 기민당이 1석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총선에서 녹색당과 녹색자유당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마법의 공식의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두 녹색 정당의 득표율을 더하면 20%가 넘는 데다 녹색당의 경우 기민당을 제치고 제4당으로 뛰어올랐기 때문이다. 득표율 1∼3위는 스위스국민당, 사민당, 자민당이 차지했다.
블로허 안으로 영향력이 축소할 위기에 처한 사민당은 연방평의회 구성을 기존 7명에서 9명으로 늘리는 방안을 내놨다.
녹색당과 녹색자유당에 추가로 1석씩 배정하면 기존 정당들은 좌석 수를 잃지 않는 대신 녹색 정당들의 참여를 보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녹색당은 현재 연방평의회 내에서 자민당 출신의 이그나치오 카시스 외무장관의 자리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카시스는 독일어·프랑스어·이탈리아어·로망슈어 등 4개 공용어를 사용하는 스위스에서 이탈리아어권을 대표하는 유일한 장관이어서 이들 지역 유권자의 반발을 살 수도 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연방평의회에 참여하는 장관은 의회에서 선출되며, 차기 구성을 위한 투표는 오는 12월 11일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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