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대 목표에 실적은 2만5천대…지원대상 확대논의에 업계 반발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내년부터 미세먼지 저감을 목표로 일반 가정에 콘덴싱 보일러 설치가 의무화되지만,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부족 등으로 보급 지원사업이 난항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8월 미세먼지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확보한 336억원을 활용해 연내 콘덴싱 보일러 30만대 보급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최근까지 실적은 2만5천대에 그치는 등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콘덴싱 보일러는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대기오염 물질 '질소산화물'(NoX·녹스)이 일반 보일러보다 최대 79%까지 줄어드는 친환경 보일러로, 가스비 절감도 30% 정도 높다.
정부는 올해 3월 국회를 통과한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개선에 대한 특별법'에 따라 내년 4월부터 보일러 교체나 신규 설치 시 콘덴싱 보일러 설치가 의무화하면서 가구당 20만원씩 교체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나아가 이번 미세먼지 추경으로 예산을 추가 확보하면서 연내 30만대 보급으로 목표를 늘려 잡았다.
그러나 지원금 20만원 중 환경부가 12만원, 지방자치단체가 8만원을 부담하는 상황에서 추경에 따른 사업 확대를 예상하지 못한 지자체들이 예산을 소진해버리면서 목표 달성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특히 경기 남양주와 파주 등의 예산이 크게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뿐만 아니라 이 같은 지원 사업에 대한 홍보가 부족해 지원 대상이 아닌 콘덴싱 보일러를 구매해 지원을 받지 못한 소비자도 90%나 되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했다.
이런 가운데 국회는 친환경 콘덴싱 보일러가 아니라 일부 질소산화물 감소 효과밖에 없는 저(低)녹스 보일러까지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어 업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업계는 저녹스 보일러까지 지원을 확대할 경우 미세먼지 저감이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정부 정책에 따라 생산 라인을 전환한 업계만 피해를 보게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이달 1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콘덴싱 보일러 설치가 어려운 가구에 대해 일반 저녹스 보일러를 지원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며 "일반 저녹스 보일러 지원을 위한 재원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보일러 업계 관계자는 "저녹스 보일러까지 지원을 확대한다면 콘덴싱 보일러 보급 사업의 취지가 무색해진다"면서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 노력에 협력했던 보일러업체들만 피해를 보는 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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