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중단 권고에 흡연자들 '혼란'
"일반담배·액상형 전자담배 모두 유해…금연이 정답"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정부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중단을 강력히 권고하자 흡연자들 사이에서는 '액상형 전자담배가 얼마나 해롭다는 것이냐', '일반 담배는 덜 해롭다는 뜻이냐' 등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는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에 처음에는 '사용자제'를 권고했다가 '사용중단'으로 권고 수위를 대폭 높였다.
하지만 흡연자들은 일반 담배와 비교해 액상형 전자담배가 얼마나 더 유해한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나온 사용중단 권고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김 모(34) 씨는 "연초(일반 담배)보다는 전자담배가 덜 해롭다고 해서 바꿨는데 다시 연초를 피우라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사용중단을 권고할 정도면 연초와 전자담배 중 뭐가 더 안 좋은 것인지 알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정부의 권고는 결론적으로 일반 담배를 피우다 액상형 전자담배로 전환한 경우 전자담배 사용을 중단해야 하고, 다시 일반 담배로 돌아가는 것도 안 된다는 것이다. 금연이 정답인 셈이다.
오경원 질병관리본부 건강영양조사과장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중단을 권고했다고 해서 일반 담배를 피워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로서는 둘 중 뭐가 덜 해로운지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금연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전자담배의 유해성이 아직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은 만큼 상대 비교는 어렵다고 답한다. 다만 일반 담배든 전자담배든 흡연 자체는 해롭다는 게 공통된 결론이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아직 연초와 액상형 전자담배 둘 중 뭐가 더 해롭다는 결론을 내긴 어렵다"며 "이번 조치는 담배를 끊는 대신 전자담배로 바꾸거나 담배 냄새가 덜 난다는 점 때문에 비흡연자가 쉽게 전자담배를 시작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혜숙 경희의료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역시 "결론적으로 연초와 액상형 전자담배 모두 해롭다"며 "연초는 오랫동안 폐암의 명확한 원인으로 지목돼 왔고 액상형 전자담배는 가향성분,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이 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 실험실에서는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액상형 전자담배는 연초보다 해로운 성분들의 농도가 낮지만, 가열을 통해 미세입자가 나오면서 폐 깊숙이 들어갈 수 있는 단점 등이 있다"며 "둘 다 해롭지만, 그 강도가 어느 것이 더 높은지는 좀 더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ae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