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모랄레스 대통령 "대선 승리 확신…야권반발은 쿠데타"
1, 2위 격차 10%P 근접…야권 '개표 조작' 반발 총파업 개시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자신의 4선 도전 성공을 확신하며 '개표 조작' 의혹을 제기하는 야권의 반발을 "쿠데타"라고 주장했다.
볼리비아 언론에 따르면 모랄레스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또 한 번의 승리에 감사드리고 싶다. 민주적으로 거둔 네 번 연속 승리"라며 "농촌 표가 개표되면 (결선 없이) 승리할 것이라고 거의 확신한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치러진 볼리비아 대선은 아직도 개표가 진행 중인데 개표율 96.78%인 현재 좌파 여당 모랄레스 대통령이 46.49%, 중도우파 야당 카를로스 메사 전 대통령이 37.01%를 기록 중이다.
두 후보의 격차는 9.48%포인트로, 이 격차가 10%포인트를 넘어서면 모랄레스 대통령은 결선 양자 대결 없이 당선을 확정할 수 있다.
야권은 그러나 선거관리당국이 선거 당일 아무런 이유 없이 개표 결과 발표를 중단했다가 24시간 만에 1, 2위 격차가 확 늘어난 결과를 공개하자 개표 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성난 야권 지도자들이 지역 선거관리당국에 불을 지르는 등 과격한 시위가 이어졌고, 23일 자정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간 상태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러한 야권의 거센 반발을 '쿠데타'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쿠데타가 진행 중"이라며 "우파가 국제적인 지원을 받아 (쿠데타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그러면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한다"고 말했다. 다만 비상사태 선포의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개표가 완료되고 실제로 모랄레스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되면 선거 부정 의혹과 이에 따른 반발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야권 성향이 강한 볼리비아 최대 도시 산타크루스는 대중교통 운행과 학교 수업이 중단됐으며 총파업 참여율이 높다고 일간 엘데베르는 전했다. 다른 지역에서도 시위대가 도로를 막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위로 불에 탄 선거재판소 등도 7곳에 달한다.
혼란이 장기화할 것을 우려한 시민들이 생필품과 기름을 비축하기 위해 슈퍼마켓과 주유소 앞에 길게 늘어서기도 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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