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확장재정 절실…SOC투자 늘리고 구조개혁 병행해야"(종합)
소득주도성장특위·조세재정연구원 공동토론회
홍장표 "성장률 2.0% 장담 못 해…올해보다 두 자릿수 늘어난 예산 필요"
(서울=연합뉴스) 정수연 기자 =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낮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정부가 확장재정을 펴더라도 사회간접자본(SOC) 등 재정 승수가 큰 분야에 집중투자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확장적 재정 정책으로 당장 내년부터 국가채무비율이 40%를 넘을 수 있고, 구조개혁이 병행되지 않고 재정지출만 늘릴 경우 일본 사례에서 볼 수 있듯 높은 수준의 국가부채만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대통령 직속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와 국책연구원인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23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연 '구조전환기, 재정정책의 역할과 방안' 토론회에서는 경제여건이 어려운 만큼 확장적 재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확장적 재정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시정연설을 한 다음 날 열린 이 행사에는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학계 및 국책연구원 인사들이 참석했다.
홍장표 소주성특위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올해 성장률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2.0%를 넘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면서 "올해보다 9.3% 증가한 513조5천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으로는 부족하고 (예산을) 두 자릿수로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호승 경제수석은 축사에서 "정부가 경제를 주도한다거나 재정 건전성을 등한시한다는 비판도 새겨들어야 할 부분"이라면서도 "최악의 침체 혹은 디플레이션 국면이라고 비판하면서 정작 확장적 재정에 반대하는 것은 모순된 주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세수여건이 어렵다고 재정을 소극적으로 운영하면 침체가 장기화하고 재정 건전성이 다시 나빠지는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기조연설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한 확장적인 재정정책, 규제개혁이 주요 정책 방향"이라며 "국회 차원에서 주 52시간 근무제 보완 입법과 내년 예산안 처리 등에 집중하겠다"고 언급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25%로 낮춘 것을 두고는 "세계 경제 둔화 속에서 통화정책이 재정정책에 보조를 맞추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동성이 늘어나 일부 지역에서 주택가격이 자극되는 것은 아닌지 살펴야 한다. 분양가 상한제 확대에 대해서도 검토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유찬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도 "효율적인 공공투자는 국민경제 전체의 생산능력을 늘리고, 정부의 연구·개발(R&D) 투자나 조세 지원은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후 이어진 발표에서는 정부가 확장적 정책을 펴더라도 경기 부양 효과가 큰 SOC 투자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재정 확대는 불가피하지만 당장 경기를 부양하는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류덕현 중앙대 교수는 정부가 확장적인 정책을 펴더라도 재정 승수가 높은 SOC 분야에 더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류 교수는 "복지지출을 늘려야 한다는 점에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올해와 내년 경기회복이 여전히 더딜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재정 승수가 높은 SOC 분야에 재원을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정 승수란 정부가 지출을 늘렸을 때 국내총생산(GDP)이 얼마나 올라가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SOC 투자와 달리 복지지출은 재정 승수가 낮은 편이다.
이태석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경제연구부장은 "확장적 재정정책이 필요하지만, 과연 효과적인지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최근 경기 부진의 원인은 반도체 단가 하락과 무역분쟁에 따른 세계 교역량 감소"라고 지적했다.
이어 "재정지출 확대로 국가채무비율이 내년에 40%를 넘을 가능성이 있고, 2023년에는 40% 중후반 수준으로 오를 것"이라며 "비율 그 자체보다는 증가하는 속도에 대해 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성주 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은 통화정책으로 경기를 부양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재정정책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일본 사례에서 볼 수 있듯 구조개혁이 수반되지 않는 확장적 재정정책은 결국 높은 수준의 국가부채만 초래한다며 구조개혁도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j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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