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을 반찬처럼 느끼게 하는 뇌 신경회로 발견"
일본 NIPS 연구진, 생쥐 실험 결과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왜 배고플 땐 모든 게 맛있는 걸까?
일본 과학자들이 이 궁금증에 대한 답을 동물 실험에서 찾아냈다. 공복 시엔 뇌 신경의 관여로 음식이 더 달게 느껴질 뿐 아니라 쓴 음식에 대한 거부감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공복 시 미각 조절을 제어하는 신경회로를 생쥐 뇌의 시상하부에서 발견했다.
일본 국립 생리학 연구소(NIPS) 과학자들은 이런 내용의 논문을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다.
18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인간이 단맛을 선호하는 건 칼로리가 풍부한 음식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쓴맛이나 신맛은 상한 음식일 수 있기에 꺼린다.
그런데 생쥐 실험 결과, 굶주린 생쥐는 단맛을 훨씬 더 많이 좋아하고, 쓴맛과 신맛에 대한 혐오감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뇌 시상하부에 존재하는 AgRP(Agouti-related peptide)라는 발현 뉴런(expressing neurons) 무리에 주목했다.
이 뉴런 군(群)은 공복 상태에서 활성화해 섭식 행위를 자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NIPS 연구팀은 공복 상태의 미각 변화에 관여하는 두 개의 신경 회로를 이번에 발견했다.
연구팀은 화학 유전학과 광유전학 기술로 생쥐의 AgRP-발현 뉴런을 선별적으로 활성화해, 어떤 것이 공복 상태의 미각에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했다.
AgRP-발현 뉴런이 활성화되면 외측 시상하부(lateral hypothalamus)의 글루탐산 뉴런이 두 개의 경로를 통해 미각 선호를 조절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측면 격막(lateral septum)에서 돌출한 글루탐산 뉴런은 단맛에 대한 선호를 강화했고, 측면 줄기(lateral habenula)에서 돌출한 글루탐산 뉴런은 쓴맛에 대한 민감성을 떨어뜨렸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NIPS의 미노코시 야스히코 교수는 "비만한 사람이 단것을 매우 좋아한다는 건 알려진 사실"이라면서 "측면 격막 글루타민 뉴런의 활동 변화와 연관해 생각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음 단계로 연구팀은 시상하부의 신경 회로를 바꿔 당뇨병, 비만 등 병리 생리학적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지 연구할 계획이다.
ch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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