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선캠프, '그만 넘어가자' 멀베이니 발언서 새 슬로건
전날 곤혹 치른 '우크라 의혹' 대가성 인정 발언 중 나와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캠프가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둘러싼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의 논란성 발언에서 착안, 새로운 슬로건을 내놓았다.
18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과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재선 캠프는 멀베이니 대행이 전날 백악관 취재진과 문답 과정에서 언급한 '(그만)넘어가자'(Get over it)라는 문구를 활용한 캠페인에 나서기로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7월 2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민주당 대선경선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아들 의혹에 대해 수사할 것을 종용했고, 미 관리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군사원조 보류를 지렛대로 삼아 이를 압박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멀베이니는 전날 이 의혹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내게 과거에 DNC(민주당 전국위원회) 서버 관련 의혹을 언급했었느냐고? 물론이다. 의문의 여지가 없다"며 "그것이 우리가 원조를 보류한 이유"라고 말했다.
해당 의혹은 러시아가 아닌 우크라이나가 2016년 미 대선에 개입했고 해킹된 DNC 컴퓨터의 서버가 우크라이나에 숨겨져 있다는 트럼프 진영의 음모론을 지칭한 것이다.
이 발언은 우크라이나가 조사에 나설 것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우크라에 대한 3억9천100만 달러 규모의 미 군사원조가 보류됐음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이다.
멀베이니는 한 기자가 "방금 얘기한 것은 '퀴드 프로 쿼'(quid pro quo·보상대가) 아니냐"라고 추가 질의하자 "우리는 외교정책에 있어 늘 그렇게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만)넘어가자"며 외교 정책에는 정치적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부인해온 의혹을 정작 최측근인 자신이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아 논란이 커지자 멀베이니는 성명을 내고 트럼프가 군사 원조를 빌미로 우크라이나에 민주당 관련 수사를 종용한 적이 없다고 밝히며 뒷수습에 나섰다.
재선 캠프의 브래드 파스케일 선거대책본부장은 "새 슬로건은 민주당을 겨냥한 것"이라며 민주당에 대해 "정치적 경쟁자들에 대한 마녀사냥에 집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의혹을 둘러싼 논란을 극복하고 이제 의회가 일을 해야 할 때라고 부연했다.
캠프는 이 슬로건이 새겨진 티셔츠도 제작해 판매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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