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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은 트럼프의 소울메이트…측근들보다 뜻 통하는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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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은 트럼프의 소울메이트…측근들보다 뜻 통하는 친구"
美 전직 관리 "에르도안·푸틴·김정은은 늘 트럼프가 좋아하는 사람들"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리아 철군'이라는 올바른 판단을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과 나는 전화 통화를 하면서 함께 이렇게 하기로 결정했다."
미군이 시리아에서 철수한 직후 터키가 시리아 북동부 쿠르드족 장악 지역을 침공한 지난 9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한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철군 반대 세력에 '당당히 맞서' 의지를 관철했다며 쌍수를 들어 반긴 것이다.
측근들의 강한 만류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에르도안 대통령과 뜻을 함께한 건 두 정상 사이가 '소울메이트'라고 할 만큼 가깝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다수의 행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내내 에르도안 대통령을 비롯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스트롱맨'들과 각별한 '브로맨스'를 과시해 왔다는 사실을 그 배경으로 지목했다.
미 행정부의 한 전직 고위 관리는 WSJ에 "에르도안, 두테르테(필리핀 대통령), 푸틴, 시진핑, 김정은은 늘 그(트럼프)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특히 에르도안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중동에서의 미군 철수'를 실현할 수 있게 도와주면서 더욱 가까워져 트럼프 대통령에게 "존중받아야 할 터프가이"이자 친구가 됐다고 그는 설명했다.
세계의 경찰 노릇을 중단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고립주의와, '눈엣가시'인 쿠르드족을 몰아내려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뜻이 통하면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상황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두 대통령은 상대방 국가의 정책을 비판하면서도 서로에 대한 직접 공격은 자제하는 모습도 보여 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나 행정부 정책에 대해서는 비판을 가한 바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에 대한 공격만은 애써 피했다고 WSJ은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해 미국인 목사 투옥 문제로 터키에 고율 철강 관세를 부과하고 고위 당국자에 대한 비자 발급을 제한하는 등의 제재를 가한 바 있으나, 에르도안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다.
평소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와 미국 관련 기사를 탐독하는 것으로 알려진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군을 철수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뜻을 잘 알고 있었다고 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나 회담에서 "시리아 상황은 내 손에 맡겨 달라"며 쿠르드족과의 동맹을 끊을 것을 꾸준히 요구했다고 또 다른 전직 행정부 당국자는 전했다.
이에 짐 매티스 전 국방장관, 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 등 트럼프 행정부 핵심 측근들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런 요구를 들어줘서는 안 된다며 강력히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잭 킨 전 미 육군참모차장은 "에르도안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 사이를 이간질하려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에도 에르도안 대통령과 통화한 뒤 시리아 미군 철수를 발표하려 했으나, 당시 켈리 비서실장과 맥매스터 보좌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등이 '공화당 의원들마저 이를 반대할 것'이라며 맞서 결국 막아낸 일이 있었다고 전직 행정부 당국자가 전했다.
지난해 말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또다시 시리아 철수를 선언했다가 당시 매티스 국방장관이 '동맹에 타격이 될 수 있다'며 사임하고, 공화당 내에서도 반대 여론이 급등하자 다시 철군을 미룬 바 있다.
하지만 이는 '기약 없는' 연기는 아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직 당국자는 "측근들은 당시 (철군 결정이) 무제한 연기된 것으로 알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에 더는 남아있고 싶어하지 않았다. 언젠가는 국가안보팀 역시 이런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s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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