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의 마지막 '서커스 코끼리' 브라질서 새 보금자리 찾아
브라질 중서부 지역 코끼리 보호시설에 수용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칠레의 마지막 '서커스 코끼리'가 브라질의 보호시설에서 새로운 삶을 찾게 됐다.
16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람바(Ramba)' 또는 '람비타(Rambita)'로 불리는 이 코끼리는 이날 새벽 3시께 칠레를 떠나 상파울루 시 인근 비라코푸스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 코끼리는 공항에서 1천500㎞ 떨어진 중서부 마투 그로수 주(州) 샤파다 두스 기마랑이스 지역에 있는 보호시설에 18일 도착해 일정한 적응 훈련을 거칠 예정이다.
나이가 53살로 추정되고 무게가 4t에 달하는 이 코끼리는 아시아의 한 국가에서 태어나 아르헨티나로 옮겨진 후 여러 서커스 공연 무대를 전전했으며, 1995년 칠레의 서커스 공연단에 팔려 갔다.
칠레에서 서커스 공연을 하며 심한 학대를 받은 이 코끼리는 2011년 동물단체의 고발로 구조돼 산티아고 인근 동물원으로 보내졌으나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
이후 코끼리의 사정을 들은 브라질의 비정부기구(NGO) '코끼리 브라질'(Elefantes Brasil)의 주선으로 샤파다 두스 기마랑이스 보호시설로 옮기게 됐다.
앞서 지난해 말에는 서커스 공연에 이용되다가 버려진 '하나(Rana)'라는 이름의 코끼리가 역시 샤파다 두스 기마랑이스 보호시설에 수용됐다.
당시 무게가 3.5t에 달하고 최대 나이가 64살로 추정된 '하나'는 서커스 공연을 위해 세계 각지를 돌다 1967년 브라질에 도착했으나 브라질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동물을 이용한 서커스 행위가 금지되면서 곧바로 버려졌다.
몇 군데 농장을 떠돌며 관광객들을 위한 볼거리가 됐으나 학대받기 일쑤였고 코끼리의 특성인 무리생활은 전혀 하지 못한 채 외톨이로 지냈다.
그러다가 북동부 세르지피 주에 있는 농장의 동물원에서 지내던 '하나'는 농장주의 결정으로 보호시설에 기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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