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에르도안 "펜스 美부통령 안 만날 것"…언론청 뒷수습
트럼프, 터키에 군사작전 중단 요구하러 펜스 부통령 급파
에르도안 "중재자 찾지 않는다…트럼프 오면 이야기할 것"
터키 언론청장 트위터 통해 "대통령이 펜스 만날 것" 해명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터키의 쿠르드 공격을 멈추려는 미국의 중재 노력에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군사작전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군사작전 중단을 요구하러 이날 터키를 방문할 예정인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도 만나지 않겠다고도 했다. 다만, 대통령실 소속 언론청은 "대통령이 펜스 부통령을 만날 것"이라며 그의 발언을 수습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수도 앙카라에서 의회 연설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는 그(펜스 부통령)를 만나지 않겠다. 그들(미국 대표단)은 그들의 대화상대를 만날 것"이라며 "나는 트럼프가 여기 오면 그와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터키 대통령인 자신과 격(格)이 맞는 대화상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며, 펜스 부통령은 적절한 대화상대가 아니라는 의중을 내비친 발언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터키와 쿠르드족 사이의 휴전 중재를 위해 펜스 부통령을 터키로 급파했다.
이날 앙카라에 도착할 예정인 펜스 부통령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포함한 대표단을 이끌고 터키에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고, 협상 타결 조건 등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면담 거부 의사를 밝히자 펜스 부통령 측은 설령 에르도안 대통령을 만나지 못하더라도 예정대로 터키를 방문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파흐렛틴 알툰 터키 언론청장은 트위터를 통해 "대통령은 내일 펜스 부통령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을 만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의회 연설에서 "터키는 역사상 한 번도 테러 단체와 협상 테이블에 앉지 않았다"며 "우리는 중재자를 찾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언급한 테러 단체는 쿠르드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를 의미한다. 터키는 YPG가 자국 내 쿠르드 분리주의 테러 단체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의 시리아 분파라고 주장하며 이번 쿠르드 공격을 개시했다.
그는 이어 "오늘 밤까지 모든 테러리스트들은 무기를 내려놓고 우리가 정한 안전지대를 떠나라"고 강조했다.
터키의 공격이 민간인 학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국제사회의 우려에 대해서는 "터키는 단 한번도 민간인 학살을 저지른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런 비난을 하는 사람들의 역사야말로 대량학살로 가득 차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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