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남중국해 90% 영유권 주장 中 지도 나온 애니 상영금지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중국이 남중국해의 90%를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며 해변을 따라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그은 지도가 화면에 나왔다는 이유로 베트남에서 개봉됐던 애니메이션의 상영이 열흘 만에 금지됐다.
14일 온라인 매체 '징'(Zing)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응우옌 투 하 베트남 문화체육관광부 영화국장은 전날 "구단선이 그려진 장면이 나오는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어바머너블'(Abominable)이 CJ CGV 베트남 영화관에서 상영 철회됐다"고 밝혔다.
CJ CGV 베트남은 현지의 최대 영화 배급사다.
이 애니메이션은 지난 4일 베트남에서 '에베레스트-꼬마 눈사람'이라는 제목으로 개봉됐다.
중국 출신의 소녀 '이'(Yi)가 과학자들에게 감금된 눈사람을 구해 고향인 에베레스트산으로 데려가는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그러나 중국 펄 스튜디오가 합작한 이 작품에 구단선이 그려진 지도가 나오는 장면이 현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확산하면서 논란이 됐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구단선을 긋고 인공섬을 건설한 뒤 군사 기지화해 베트남과 필리핀, 말레이시아, 대만, 브루나이 등 인접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중국 해양탐사선 '하이양 디즈 8호'가 지난 7월 3일 자국 해안경비대 경비함의 호위를 받으며 베트남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있는 뱅가드 뱅크 인근 해역에 진입한 뒤 3개월 이상 탐사 활동을 해 양국 간 갈등이 고조된 상태다.
베트남 정부는 그동안 자국 경비함을 파견해 대치상황을 만들며 다양한 경로를 통해 중국에 수차례 항의했지만, 중국은 자국 영해라고 맞서고 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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