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호텔들, 시위 장기화에 수익률 '반 토막'
S&P "홍콩 호텔 객실 점유율, 66% 수준까지 하락"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세계적인 관광도시이자 마이스(MICE·회의 및 전시) 산업 중심지인 홍콩의 호텔업계가 장기화한 시위 여파로 직격탄을 맞았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4일 5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홍콩 시위로 이 도시에서 열릴 예정이던 수많은 국제회의 및 전시회, 컨벤션 등이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관광객들이 줄어들면서, 홍콩 호텔업계의 수익률이 급전직하에 있다고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미국의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글로벌레이팅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지난 8월 홍콩의 호텔 객실 점유율이 66% 수준까지 떨어지고, 앞으로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호텔업계는 수익률이 약 50%가량 하락할 것 같다"고 밝혔다.
홍콩 호텔업계와 관련 산업 분석가들에 따르면 시위가 격렬하게 벌어지는 도심에 위치한 호텔의 경우 객실 점유율이 20% 수준까지 추락했다. 관련 호텔들은 고객 유치를 위해 호텔료를 대폭 낮추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의 시몬 하벤 선임 분석가는 "시위의 직격탄을 맞은 일부 호텔은 하루 체크인하는 객실이 5∼6개에 불과하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침사추이 지역의 비지니스호텔인 대쉬 호텔의 경우 빈방을 채우기 위해 객실료를 30%가량 낮췄다.
시위로 인한 불안 때문에 호텔이 필요한 외국인들이나 중국 본토인들도 홍콩 대신 싱가포르 등을 대체 여행지로 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8월 홍콩 방문객은 전년 동기 대비 40%가량 감소한 360만명 수준에 머물렀다.
홍콩 방문객은 2003년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마이스 산업을 위해 제공되는 홍콩의 객실료도 27%가량 하락했다.
하지만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국제회의나 전시회도 잇따라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다.
공식적으로 취소된 전시회는 지난 9월 초로 예정됐던 아시아 시푸드 엑스포 하나뿐이다.
하지만 오는 11월로 예정된 홍콩 타투(Tattoo) 회의가 2020년으로 변경되는 등 국제회의와 전시회 일정이 줄줄이 취소되거나 순연될 조짐을 보인다고 SCMP는 전했다.
홍콩 관광위원회는 흔들리는 마이스 산업 육성을 위한 캠페인에 나서고 있으나 조기에 시위사태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관련 업계의 충격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지난 6월 9일부터 '범죄인 인도법안'에 반대하면서 시작된 홍콩의 시위사태는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의 법안 철회 선언에도 불구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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