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주역과 태국 野 대표 만남에 중국 '발끈'
조슈아 웡-타나톤 인증샷에 中대사관 비판 성명…태국군 실세도 비판 동참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전 세계가 주목하는 홍콩 민주화 시위의 주역인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과 태국 야권의 기대주 타나톤 중룽르앙낏 퓨처포워드 대표 간 만남에 중국이 발끈했다.
11일 일간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과 외신 등에 따르면 주태국 중국 대사관은 전날 밤 늦게 페이스북에 게재한 성명을 통해 조슈아 웡과 만난 타나톤 대표를 겨냥해 '극히 부적절하고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대사관 성명에서 조슈아 웡과 타나톤 대표의 이름이 거론되지는 않았지만, 언론들은 최근 이뤄진 두 사람의 만남을 비판한 것이라고 전했다.
성명은 "'한 태국 정치인'이 중국으로부터의 홍콩 독립을 촉구하는 단체와 접촉하면서 그 단체를 지지하는 모습도 보였다"면서 "이같은 행위는 극히 잘못된 것이자 책임감이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성명은 이어 "중국은 (이번 일에) 관계된 개인이 홍콩 문제와 관련한 사실들을 잘 인식할 수 있기를, 그리고 신중하기를 바라며 중국과 태국 간 관계에 이익이 될 일을 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다른 나라의 정치인을 겨냥한 중국 대사관의 이례적 성명 발표는 최근 조슈아 웡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타나톤 대표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린 데 대한 반응이다.
두 사람은 지난 5일 홍콩에서 열린 '오픈 퓨처 페스티벌' 연례 포럼에 각각 연사로 참석해 만났다.
조슈아 웡은 트위터에 인증샷을 올리면서 "타나톤 대표를 만나 영광"이라며 "독재의 억압 아래에서 우리는 연대한다"고 적었다.
공교롭게도 태국 군부 실세인 아피랏 콩솜퐁 육군참모총장도 이날 타나톤 대표를 비판했다.
아피랏 육참총장은 국가안보 관련 특강에서 조슈아 웡 옆의 타나톤 대표 모습을 삭제한 관련 신문 기사를 보여주면서 사실상 타나톤 대표를 지목했다.
아피랏 육참총장은 "지금 홍콩은 불안정하다. 방문은 (누군가에 대한) 격려와 지지로 여겨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조슈아 웡은 태국을 몇차례 방문했을 때 어떤 사람들을 만났나"라며 "그들의 만남은 숨은 의도를 가지고 있었나. 그들은 무슨 일을 꾸몄나"라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 정부 제2인자인 쁘라윗 왕수완 부총리도 주태국 중국 대사관의 성명이 나온 직후 타나톤 대표의 이름은 언급하지 않은 채 홍콩 시위와 관련된 '그 정치인'은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비판했다.
쁘라윗 부총리는 또 해당 정치인이 소속된 정당도 (이번 사건에)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태국과 중국 정부는 문제가 없으며, 이 정치인의 행동이 양국 간 관계를 훼손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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