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문가 "한반도 비핵화 위해 미·중 동등한 역할 해야"
양시위 "중국, 무역전쟁에도 북핵 문제 미국과 협력할 것"
뉴욕 '코리아 소사이어티' 행사서…"4자회담이 현실적 방안"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미국과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동등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중국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가 주장했다.
양시위(楊希雨) 중국국제문제연구원 아태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코리아 소사이어티 행사에서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에도 불구하고 북핵 문제에 대해선 미국과 협력을 계속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양 연구원은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대한 4자회담을 주장해 왔다"면서 한국, 북한, 미국, 중국이 참여하는 4자회담 필요성을 제기한 뒤, "이것이 지속가능한, 영구적인 평화 체제를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과거 6자회담 중국 측 부대표를 지낸 외교관 출신의 양 연구원은 "중국과 미국은 한반도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외부의 주요 강대국이며, 한국전쟁의 주요 당사자"라면서 "역사와 국제정치의 현실에 기초해 한반도의 두 당사자(남북한)와 외부의 두 당사자(미·중)가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번영을 위한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중국은 북한 핵 문제에서 딜레마에 처해 있다면서 중국이 한편으로는 역내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한국 및 북한과의 관계가 필요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북미 간 긴장에 따른 안보 위협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라고 진단했다.
양 연구원은 "한반도 비핵화는 중국의 전략적 관심사"라면서 "중국은 미국과의 양자 관계가 악화한다는 이유로 이런 전략적 관심사를 던져 버리지 않을 것이다. 중국은 협력의 트랙 위에 계속 머무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반도는 중국의 국가안보에 매우 중요하다"면서 "중국은 1990년대부터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미국과의 갈등 문제와 분리해 다루려고 계속해서 노력했다"고 말했다.
양 연구원은 "미국과의 양자 관계가 좋든 나쁘든 간에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중미 간 협력은 안정적으로 유지되어 왔다"면서 "현재도 우리는 차이보다는 공통점이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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