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기림비 들어선 샌프란시스코 공원에 안창호 동상도 추진
김한일 대표 "샌프란시스코는 도산 활동지역…교민사회·아시아인들과 추진할 것"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공원에 위안부 기림비를 세운 김진덕·정경식재단의 김한일 대표가 이번에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동상을 세우는 방안을 추진한다.
김 대표는 1일(현지시간) "위안부 기림비가 건립된 세인트 메리스 스퀘어 한쪽에 안창호 선생의 동상을 세우려 한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안창호 선생이 1902년 처음으로 미국에 건너와 정착한 지역이다. 도산은 당시 이곳에서 한인들의 권익 보호와 생활 개선을 위한 미주 한인들의 최초 조직 '샌프란시스코 한인친목회'를 결성했다.
또 1905년에는 대한제국의 광복을 목표로 한 공립협회, 1913년에는 민족운동단체 흥사단을 이곳에서 창설하고 활동을 벌였다.
이런 인연을 바탕으로 도산의 활동과 발자취를 기념하는 동상을 설립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지난달 서울 남산 조선신궁 터에서 열린 위안부 기림비 제막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 기림비는 김진덕·정경식재단과 중국계 미국인 중심의 위안부 인권단체 '위안부정의연대'(CWJC)가 힘을 모아 세운 것이다.
제작부터 선적까지 일체의 비용은 김진덕·정경식재단이 부담했다.
그는 "안창호 선생은 초기 미국 이민자들과 함께 국민회, 동지회 등을 만들고 한인들이 하나로 화합하는 계기를 만들었으며 나아가 일제 강점기 조국 독립을 지원하는 활동을 했다"며 "도산 선생의 동상이 이곳에 세워진다면 매우 뜻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인트 메리스 스퀘어는 마침 지난달 한인 사회와 CWJC의 청원에 따라 '히스토리컬 아시안 메모리얼'(Historical Asian Memorials)로 지정됐다. 아시아 역사를 기념하는 공간이 된 것이다. 이곳에는 이미 중국 정치 지도자였던 쑨원(孫文) 동상도 세워져 있다.
김 대표는 가장 큰 난관은 샌프란시스코 시 당국을 설득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재원 문제는 오히려 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북캘리포니아주는 예전부터 독립운동 정신이 많기 때문에 교민들을 상대로 동상 건립 자금을 모금하는 일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또 북가주 재미 한글학교에서도 독도, 위안부, 안창호, 세종대왕 등을 가르쳐 잘 알기 때문에 모금이 어렵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보다는 도산 선생의 행적이나 활동을 잘 알지 못하는 샌프란시스코 시 당국과 시의회를 설득하는 일이 더 어렵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또 "여력이 되면 이곳에 세종대왕 동상도 건립해 미국에서도 불고 있는 K-팝·한류 바람 등을 타고 대한민국의 역사를 더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를 통해 세인트 메리스 스퀘어가 인권과 평화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더 많은 사람이 아시안 역사 기념관이 된 이곳을 방문해 한인을 비롯한 아시안 커뮤니티(공동체)가 세계 평화를 기원하고 인권 수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알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많은 사람이 동참해서 세인트 메리스 스퀘어가 아시안 사회는 물론 샌프란시스코 주류 사회에도 인권과 평화, 아시아인의 역사·문화를 담은 뜻깊은 장소가 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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