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시리아 접경지대에 마을 140곳 건설…난민 100만명 이주"
접경 안전지대 내 주택 20만 채 건설…약 32조원 소요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터키가 시리아 북동부 안전지대에 140개 마을을 건설하고 자국 내 시리아 난민을 이주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주재한 터키 국가안전보장회의는 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시리아 북부 안전지대 실현을 위한 노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안전지대 내 주거지역 설치 계획을 공개했다.
터키는 시리아와의 접경지대에 길이 480㎞, 폭 30∼40㎞의 안전지대를 구축하고 마을 140개와 10개 지역 중심지를 건설할 계획이다.
각 마을에는 주택 1천 가구를 건설하고, 지역 중심지에는 6천 가구 규모의 거주 지역을 마련할 예정이다.
안전지대에 건설 예정인 주택은 모두 20만 채로 5인 가족 기준 10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이는 시리아 안전지대에 난민 100만명을 이주시키겠다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을 뒷받침하기 위한 계획으로 풀이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달 5일 집권 여당인 정의개발당(AKP) 지역위원장 간담회에서 "터키 내 시리아 난민 365만명 가운데 100만명 이상을 안전지대 내부에 정착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터키는 안전지대에 주거지와 함께 모스크(이슬람 사원) 11곳과 학교 9곳, 청소년 센터 5곳, 실내 스포츠 경기장 2곳을 건립할 예정이다.
아울러 8개 지역 중심지에는 10개 병상을 갖춘 병원을 설립하고, 2개 중심지에는 2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을 세울 계획이다.
안전보장회의는 시리아 안전지대 내 주거지역을 건설하고 난민을 이주시키는 데 약 266억 달러(약 31조9천600억원)가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터키는 지난 8월 미국과 시리아 북동부에 안전지대를 설치하는 데 합의했다.
시리아 북동부는 2011년 내전 발발 이후 쿠르드족이 장악한 지역으로 이들은 민병대(YPG)를 조직해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 참여, 미국의 동맹 세력으로 입지를 다졌다.
그러나 터키는 YPG를 자국 내 분리주의 테러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의 시리아 분파로 보고 있으며, 지난 연말 미군이 시리아에서 철수할 뜻을 밝히자 시리아 국경을 넘어 이들을 격퇴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리아 북동부와 터키 국경 사이에 안전지대를 설치하자고 제안했으며, 터키도 이에 동의했다.
양측은 큰 틀에서 안전지대 설치에 합의하고 터키와 시리아 접경지대에서 공동순찰 임무 등을 수행 중이나, 안전지대의 규모와 관리 주체 등을 놓고 여전히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에 터키는 지난달 말까지 안전지대 운영과 관련해 미국과 합의하지 못할 경우 시리아 북동부에서 YPG를 몰아내기 위한 자체 군사작전을 시행하겠다며 미국을 압박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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