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동굴 소년' 감동 구조 실화, 부산 국제영화제서 첫선
"전 세계서 달려온 다이버들의 헌신에 초점"…구조 참여 다이버들 열연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지난해 전 세계인들에게 큰 감동을 준 태국 '동굴 소년' 구조 스토리가 영화로 만들어져 이번 주말 첫선을 보인다.
30일 AP 통신에 따르면 톰 월러 감독이 연출을 맡은 영화 '더 케이브'(The Cave·동굴)가 이번 주말 부산 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동굴 소년' 이야기가 극장용 영화로 만들어져 대중에 선을 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월러 감독은 통신과 인터뷰에서 동굴 소년 구조 스토리를 접한 직후부터 스크린에 풀어내면 아주 놀라운 이야기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졌지만, 막상 촬영을 시작한 뒤에는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당시 태국 군부 정권은 허가를 받지 않고 소년은 물론 부모들과 접근하는 것조차 금지했는데, 이 때문에 월러 감독은 제작이 중단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종종 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월러 감독은 영화의 초점을 전 세계에서 소년들을 구하러 달려온 동굴 다이버(잠수사)들의 '자원봉사 정신'에 맞추면서 해법을 찾았다.
물론 여전히 많은 이들이 소년들의 관점에서 얘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지만, 월러 감독은 "우리가 몰랐던 사람들, 전 세계에서 달려온 동굴 잠수사들에 관한 이야기를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글자 그대로 모든 것을 중단하고 소년들을 도우러 갔다. 그래서 이 소년들이 어떻게 동굴 밖으로 나왔고, 그 잠수사들이 소년들을 구조하기 위해 어떻게 했는지를 말해주는 것이 더 흥미로울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런 측면에서 실제 구조 작전에 참여한 일부 다이버들의 열연이 많은 도움이 됐다.
월러 감독은 다이버들이 주변의 전문 영화배우들과도 아주 매끄럽게 잘 조화를 이룰 정도로 '타고난 배우'였다고 칭찬했다.
그는 자신들이 한 일은 다이버들에게 구조 당시 상황을 기억해 당시 무슨 일을 했고 어떤 감정이었는지를 보여달라는 것뿐이었다면서, 연기가 극도로 사실적이어서 일부 다이버들은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짙은 감상에 젖기도 했다고 전했다.
영화의 일부 장면은 실제 사건이 발생했던 탐루엉 동굴 입구에서 촬영됐지만, 대부분 장면은 실제 일 년 내내 물이 가득 차 있는 전 세계 여러 곳의 동굴에서 촬영이 이뤄져 영화 스태프들의 고생이 적지 않았다고 월러 감독은 말했다.
영화의 일반 공개는 오는 11월 28일로 예정돼 있다.
앞서 태국 북부 치앙라이주 '무 빠'(야생 멧돼지) 축구클럽 소속 유소년 선수 12명과 코치는 지난해 6월 23일 매사이 지구 내 탐루엉 동굴에 들어간 뒤 갑자기 내린 비에 갇혀 연락이 끊겼다가 열흘 만에 생존이 확인됐고, 17일 만인 7월 10일 다국적 구조대에 의해 모두 무사히 구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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