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 대세' 툰베리 신드롬에 불편한 어른들
트럼프 등 무시하거나 조롱…일부 지지자도 "극단적" 비난
툰베리, 의연히 대처…"증오꾼, 핵심 외면하고 선 넘어"
獨 매체 "의견 다르다고 16세에 공격적인 어른들, 옳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스웨덴의 '환경 소녀' 그레타 툰베리(16)가 기후변화 대응 운동의 상징이자 '대세'로 부상하며 열광적 반응을 끌어내자 일부 유력 인사들은 불편한 시각을 내비쳤다.
기후변화 회의론자들은 툰베리의 서슬 퍼런 호통에 조롱이나 의도적 무시로 반응했다.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엔본부에서 정치 지도자들을 격정적으로 질타하는 툰베리의 모습에 "매우 행복한 어린 소녀"라고 반응, 툰베리의 메시지를 무시하고 그를 깔보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미국 매체 폭스방송의 황금시간대 뉴스 앵커 로라 잉그러햄은 툰베리를 호러 소설에 등장하는 사이비종교 광신도에 빗대기도 했다.
오스트리아 극우 성향 자유당의 노르베르트 호퍼 대표는 공영 ORF 방송의 토론 중 툰베리 주도의 기후변화 대응 운동을 언급하면서 "기후 히스테리" 딱지를 붙였다.
이달 초 캐나다의 극우 성향 의원 막심 베르니에는 툰베리가 "정신적으로 불안정하다"며 막말을 했다.
일부 기성세대는 기후변화 대응을 지지한다면서도 툰베리를 북돋우기보다 '극단주의' 딱지를 붙이며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툰베리의 유엔본부 연설에 "(청소년들의) 제안이 너무 급진적이며 우리 기업들을 적대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루이뷔통과 디오르 등 고가품 브랜드를 보유한 LVMH 그룹의 총수로 '세계 2대 부호'인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은 25일 취재진에 "비판 말고는 아무것도 제시하지 않는다"면서 툰베리의 '극단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아르노 회장은 "툰베리의 입장을 택하면 우리는 성장을 멈춰야 한다"면서 "우리가 (빈곤 감소 등에서) 후퇴를 원한다면 성장을 멈추도록 하자"고 주장했다.
툰베리는 자신을 향한 '어른들'의 어른스럽지 못한 비방에 의연하게 대처하는 모습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무시한 표현('밝고 멋진 미래를 고대하는 매우 행복한 어린 소녀')을 그대로 빌려 소셜미디어 소개 문구로 썼다.
27일 몬트리올 '기후 파업' 집회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툰베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은 채 "어른들이 좋은 일을 할 수 있는데도, 또 의사소통하고 과학적 근거에 따라 행동하기보다는 아이들과 10대를 놀리려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꾸짖었다.
그는 "우리의 소리가 이제 너무 커져서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은 우리 입을 막으려 한다"면서 "우리는 그것을 칭찬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26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툰베리는 "증오꾼들은 언제나 끈질기게 (중략) 나와 내 외모, 옷, 행동거지, 나와 다른 사람의 차이점을 추적하는 데 적극적이다"면서 "그들이 초점을 피하려고 모든 선을 넘는다"고 비판했다.
일부 언론도 툰베리를 향한 어른들의 공격적 반응이 온당치 않다고 지적했다.
독일 일간 라인팔츠 암 존탁은 29일자 칼럼에서 "16세가 연장자들을 향해 비판을 제기했을 때 어른들이 어떤 과오를 범하는지 보면 놀랍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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