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산불 지역에 '단비'…발화지점 절반 감소
수마트라·보르네오섬 두 달째 산불…천식 환자 2명 사망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두 달째 산불이 계속된 인도네시아에 단비가 내려 발화지점이 3천150개에서 1천744개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BMKG)은 26일 산불 비상사태가 내려진 수마트라섬과 보르네오섬(칼리만탄) 6개 주 곳곳에 지난 이틀간 비가 내렸다고 밝혔다.
장마는 다음 달 중순에야 시작되지만, 남중국해에서 불어온 바람에 수증기가 많이 포함돼 있어 수마트라섬과 칼리만탄 상공에 비구름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줬다.
비가 내리면서 산불 발화지점을 나타내는 핫스팟(hotspot)은 23일 3천150개에서 24일 1천982개, 25일 1천744개로 각각 급감했다.
산불 연기에 따른 대기오염도 완화됐다. 리아우주의 대기오염지수(PSI)는 24일 밤 146에서 25일 오후 28.27로 개선됐다.
잠비주의 미세먼지(PM10) PSI 역시 24일 밤 99.57에서 25일 오후 48.12로 개선됐다.
인도네시아 산불 연기로 고통받아온 싱가포르에도 전날 비가 내려 시민들의 숨통이 트였다.
기상기후지질청은 앞으로 사흘간 리아우주와 잠비주, 서부 칼리만탄, 중부 칼리만탄 등에 비가 계속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고 스트레이츠타임스 등이 전했다.
인도네시아는 매년 건기가 되면 수익성이 높은 팜나무 등을 심으려고 천연림에 산불을 내는 일이 반복된다.
특히 식물 잔해가 퇴적된 이탄지에 불이 붙으면 유기물이 타면서 몇 달씩 연기를 뿜는다.
올해 1∼8월 인도네시아에서는 산불로 32만8천700 헥타르(3천287㎢)를 태웠다.
산불로 인해 호흡기 질환을 앓는 인도네시아인이 100만명에 육박하며,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은 수마트라섬과 칼리만탄의 18세 미만 인구가 1천만명이라며 이들의 건강을 우려했다.
수마트라섬 잠비주에서는 천식 병력이 있는 주민 암보 탕(55)과 하니파(57) 등 두 명이 호흡기 질환을 앓다 최근 숨졌다고 자카르타포스트가 보도했다.
하니파의 아들 무함마드는 "산불 연기가 어머니의 상태를 악화시켰다"고 말했다.
산불 연기에 따른 사망자 공식집계는 없지만, 지난 15일 수마트라섬 바뉴아신군 농촌에서 생후 4개월 된 여아가 호흡기 문제로 숨졌다는 등 피해 소식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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