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대학 기숙사에서 숨진 1학년생, 2개월만에 발견
남섬 캔터베리대학서 발생…운영은 호주업체가 맡아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뉴질랜드의 한 종합대학교 기숙사에서 19살의 1학년 학생이 숨진 지 거의 두 달 만에 발견돼 뉴질랜드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26일 현지 매체인 스터프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밤 11시께 남섬 크라이스트처치에 있는 공립 종합대학 컨터베리대학교의 소노다 기숙사 방 안에서 한 학생이 숨진 채로 발견됐다.
이 학생은 복도의 끝방에 머물고 있었는데 옆방 학생들이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신고를 하면서 발견됐다.
경찰과 학교 측은 사망자의 신상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언론은 숨진 학생이 신입생인 메이슨 펜드러스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조정부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숨지고 나서 오랜 시간이 지나 발견된 만큼 정확한 사망원인을 밝히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린다는 입장이다.
학내 기숙사에서 숨진 학생이 이처럼 늦게 발견된 것을 놓고 곳곳에서 비난과 탄식이 터져 나왔다.
교육장관인 크리스 힙킨스는 학생들을 돌볼 의무가 있는 기숙사에서 누군가 그렇게 오랫동안 남겨질 수는 없는 일이라며, 학교 측이 철저히 조사해야 하고 정부도 규제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힙킨스 장관은 또 "누군가 기숙사에 들어간다면 단지 잠을 자는 것만이 아니라 갖가지 도움을 받기 위해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라며 이번 사안은 이런 점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대학 총장인 셰릴 데 라 레이는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으로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며 "포괄적인 지원프로그램이 존재했음에도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을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레이 총장은 대학이 사건 규명과 대책 마련을 위해 철저한 조사를 벌이겠다고 덧붙였다.
숨진 학생의 가족은 "어떤 상황에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도 조사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소노다 기숙사는 호주에 본사를 둔 업체 '캠퍼스 리빙 빌리지스'(Campus Living Villages·CLV)에 의해 운영돼 왔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1학년 학생 108명을 수용하는 이 기숙사를 이용하려면 학생들은 한 해 41주 동안 1만6천400 뉴질랜드달러(1천230만원)를 내야 한다. 주당 400 뉴질랜드달러(30만 원)꼴로, 아침과 점심, 저녁이 모두 제공된다.
이 기숙사의 학생들은 기숙사 관리 직원을 복도에서나 식당에서 한 주에 한 번 정도만 볼 수 있었다며 관리업체도 조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이 기숙사에서 관리자 1명과 직원 2명이 일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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