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베네수 야권 만나 마두로 압박…마두로는 푸틴과 회담(종합)
트럼프, 유엔총회서 과이도측 대표단 등 베네수 사태 논의
푸틴, 모스크바서 마두로와 정상회담 열고 지지 강조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유엔 총회가 열리고 있는 미국 뉴욕에서 베네수엘라 야권 대표단을 만났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 측 대표단, 서반구 국가 대표단과 함께 베네수엘라 문제를 논의했다고 AP·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베네수엘라 국민이 끔찍하고 잔혹한 압제에서 마침내 자유로워질 때까지 우리는 늘 베네수엘라 국민과 함께할 것"이라며 "그들은 곧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베네수엘라는 지난해 대선에서 연임에 성공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당시 선거가 불법이었다고 주장하며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는 과이도 국회의장이 맞서 정치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한 나라 두 대통령' 사태가 이어지면서 이번 유엔총회에도 마두로 측과 과이도 측 대표단이 모두 참석했다. 미국 등 50여 개국이 과이도 의장을 베네수엘라의 합법적인 정부 수반으로 지지하고 있지만 유엔은 마두로를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있다.
미국의 지지를 등에 업고도 야권의 마두로 퇴진 움직임이 지지부진하자 미국이 과이도 의장에 흥미를 잃어가고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만남을 통해 변함없는 지지를 강조했다.
미국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로이터에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야권 대표단을 만난 것은 베네수엘라 문제를 국제사회 주요 이슈로 계속 자리 잡게 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회동에 함께 참석한 호르헤 파우리에 아르헨티나 외교장관은 "미국 대통령이 많은 이들을 불러 의견을 듣는 것은 베네수엘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싸움에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베네수엘라 야권의 민주주의 회복 노력에 5천200만 달러(약 624억원)를 지원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동시에 마두로 정권에 대한 압박도 강화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정권 고위 인사들과 그들 가족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베네수엘라 친(親)정부 기구인 제헌의회 의원들과 군·경찰 고위직은 물론 "마두로 정권을 지지하거나 정권으로부터 상당한 금전적 이익을 취하는 자들"도 입국 금지 대상에 포함된다.
트럼프 정권이 점점 숨통을 조여오는 동안 마두로 대통령은 러시아 모스크바를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은 마두로 정부에 대한 지지를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베네수엘라 정부와 야권의 대화가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중국, 쿠바 등과 더불어 마두로 정권의 가장 든든한 정치적·경제적 지원자다.
이 때문에 베네수엘라 사태는 미국과 러시아·중국의 대리전 양상을 띠기도 한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