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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대사해임·원조중단' 우크라 압력 배후엔 줄리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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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대사해임·원조중단' 우크라 압력 배후엔 줄리아니"
행정부 공식 라인외 줄리아니가 독자행동…볼턴 격분하기도
"행정부 관리들, 트럼프 정치적 목적에 우려…회담 미루려 하기도"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미 하원 탄핵조사의 빌미가 된 우크라이나 대통령 외압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가 주도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해 들어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의 갑작스런 해임, 국가안보회의(NSC) 고위 관료 소외, 우크라이나에 대한 수십억달러의 지원 중단 등 일련의 과정에 공식 의사결정 라인이 아니었던 줄리아니가 막후에서 개입돼 있다는 것이다.


외압 의혹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2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과 그의 아들 헌터 바이든의 비리 의혹을 조사하라는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WP는 이 통화가 있기 전부터 일부 관리들이 우크라이나 관련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이 정치적 이득을 위해 우크라이나 새 지도자를 지렛대로 삼으려고 준비하는 것처럼 보여 우려했다고 전했다.
이런 우려가 커지자 일부 고위 관료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나거나 전화 통화하는 것을 미루려고 했다고 한다.
익명의 한 전직 관리는 "굉장히 많은 사람이 양국 정상 만남을 막으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이는 미국과 우크라이나 관계에 초점이 맞춰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다"고 WP에 전했다.
WP는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이 이 사안에 거리를 둔 반면 줄리아니가 거의 모든 단계에서 더 직접적으로 얽혀 있다고 보도했다. 한 관리는 "줄리아니가 이 모든 것을 했다'고 말했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로 활동해온 줄리아니는 지난 3월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 개입에 트럼프 선거캠프가 공모한 혐의를 벗게 해 준 특검 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우크라이나 문제로 관심을 돌렸다.
이 무렵 줄리아니는 젤렌스키 대통령 측근과 만남을 추진하면서 한편으론 대사관 인사 조처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또 우크라이나에서 그를 위한 만남을 주선하고 미국에서 유포할 정보를 보내줄 수 있는 인사도 확보했다.
이런 와중에 마리 요바노비치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가 1차 표적이 됐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말기에 임명된 요바노비치 대사가 지난 5월 교체됐는데, 당시 정치보복 논란이 일기도 했다.


줄리아니는 자신의 노력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기적으로 브리핑했다고 한다.
줄리아니는 요바노비치가 해임된 후 며칠 지나지 않아 "내 고객(트럼프 대통령)에게 매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사정 당국의 조사를 압박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줄리아니는 이 방문을 놓고 거센 논란이 제기되자 일정을 취소했지만 대신 그 후에 마드리드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선임 보좌관을 만나 압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WP는 별도 기사에서 줄리아니가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간 통화 며칠 후 젤렌스키 대통령의 보좌관인 안드리 예르막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만나는 등 5차례가량 대화를 나눴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너서클 밖에 있던 관료들이 요바노비치 축출로 경악한 데 이어 줄리아니의 후속 행동에도 당혹스러워했다고 한다.
당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우크라이나 관련 사안을 외부에서 다루는 것에 대해 격노했지만, 줄리아니의 의제나 권한에 대해 직접적 답을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줄리아니는 자신이 우크라이나 측과 통화한 것 중 하나는 국무부 관리에 의해 준비된 것이며, 이후 국무부에도 브리핑했다는 입장이다.
자신이 독자적으로 활동한 것이 아니라 국무부의 협조를 얻어 활동했다는 주장이지만, 당시 우크라이나에 있는 미 대사관은 정보를 얻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무엇을 해야 할지 알지 못하던 상황이었다고 WP는 전했다.
두 정상의 통화 전 우크라이나에 대한 수십억 달러의 원조가 취소된 것도 행정부 내에서 논란 사안이었다.
NSC 관리들은 우크라이나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숨은 세력을 알아내기 위해 회의를 개최했고, 참석자들은 누가 원조 중단과 양국 정상의 만남을 보류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이어 참석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해 뭔가를 우크라이나가 줄 때까지 원조를 보류하고 있다고 믿기 시작했고, 일부 관리들은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한 통화의 타당성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됐다고 WP는 보도했다.
jbry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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