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서비스·투자 FTA 내년 타결 추진…남북러 협력 공동연구(종합)
10억 달러 규모로 소재·부품·장비 공동펀드 조성 추진
나진·하산 개발 남북러 3국 공동연구 상세제안서 러 통해 북에 제안
(세종=연합뉴스) 이 율 기자 = 한국과 러시아가 내년에 서비스·투자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을 추진하기로 했다.
10억 달러 규모로 소재·부품·장비 공동펀드를 조성해 러시아 기초원천기술에 투자하고 우리의 상용화 기술과 접목시켜 소재·부품·장비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한다.
향후 여건이 조성될 경우를 대비해 초국경지역 전력·가스·철도 분야에서 남북러 3각 협력이 신속히 이행될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3개국 간 공동연구도 추진한다.
기획재정부는 우리나라와 러시아 양국이 24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제18차 한·러 경제과학기술공동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25일 밝혔다.
한·러 경제공동위는 양국 간 경제협력 전반을 논의하는 범정부 차원의 고위급 협력체로, 1997년 1차 회의 이후 매년 양국을 오가며 열리고 있다.
우리측에서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15개 관계부처와 기관이 참석했고, 러시아측에선 유리 페트로비치 트루트네프 부총리 겸 극동지역 전권대표를 수석대표로 14개 부처와 기관·기업 등이 참가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개회사에서 "수교 30주년인 내년 교역 300억 달러를 넘어서고 한-유라시아경제연합(EAEU) FTA를 통해 500억 달러를 조속히 달성하는 데 이어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러 협력사업이 본격화되면 교역 1천억 달러를 이루도록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여건 조성 시 남북러 3국이 구체적인 협력 사업에 즉시 착수할 수 있도록 3각 협력 공동연구도 준비해나갈 것"이라며 "한반도, 러시아, 유럽을 연결하는 철도망 구축과 동북아 슈퍼그리드, 파이프천연가스(PNG) 연결 등 대규모 인프라사업의 실현은 동북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국은 한·러 서비스·투자 FTA를 내년 타결하는 것을 목표로 연내 서울에서 2차 협상을 개시하기로 했다. 우리측은 이를 상품을 포함한 EAEU FTA로 확대하자고 제안했다고 기재부는 전했다.
우리측은 블라디보스토크 공항 이용료 할인, 농축산업 인프라 구축 등 우리 진출 기업의 요구 사항을 전달했고, 러시아측은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표명했다고 기재부는 덧붙였다.
우리측은 또 향후 여건이 조성됐을 때 나진·하산 등 초국경지역에서 전력·가스·철도 분야의 남북러 3각 협력이 신속히 이행될 수 있도록 러시아 전력공사나 국부펀드 등 러시아 공기업과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나진·하산 지역 개발과 관련된 남북러 3국 공동연구를 위한 상세제안서를 러시아측에 송부하고, 북한에도 이를 러시아를 통해 제의하기로 했다고 기재부는 전했다.
양국은 또 한러 소재·부품·장비 가치사슬 구축을 위해 10억 달러 규모의 펀드 조성을 추진한다. 이번 경제공동위를 통해 1차로 4억 달러 규모로 조성하고 향후 첨단산업·헬스케어 등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술적 완성도가 높은 러시아 기초원천기술에 투자하고 우리의 상용화 기술과 접목해 소재·부품·장비 분야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양국은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와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 주도로 한러 디벨로퍼 협의체를 구축, 동북아 인프라 개발사업을 선별해서 타당성 분석을 하는 등 투자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수출입은행-극동개발기금간 20억달러 규모 금융협력 이니셔티브 등을 통한 금융지원도 확대할 계획이다.
양국은 또 과거 러시아에서 도입해 노후화된 산불진압용 헬기 약 30여대의 성능을 개량해 산불 진화능력을 높이고 대러 경협차관 잔여액 4억5천만달러를 활용해 상계해나가기로 했다.
우리측은 극동지역 항만·복합물류·산업단지·대규모 농장 등 개발사업 참여를 확대하고 지방정부 간 경제협력사업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연내에 슬라비얀카 항만개발 타당성 조사를 끝내고 볼쇼이카멘 등 물류부지, 뽀디아뽈스키 항만개발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시작한다.
yuls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