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노벨상 시상 공평하지 않아…공평하다면 수상할 것"
북미 실무협상 재개 앞두고 노벨상 애착·푸념 다시 드러내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노벨평화상 수상에 대한 푸념을 털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계기에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와 가진 양자 회담에 들어가기에 앞서 이뤄진 일문일답에서 노벨상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나는 많은 일과 관련해 노벨상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노벨위원회)이 공평하게 수여한다면 나는 많은 일과 관련해 노벨상을 받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노벨위원회가 시상을 공평하게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 노벨평화상 수상을 거론, "그들은 그가 대통령이 되자마자 곧바로 오바마에게 노벨상을 줬다"며 "그(오바마 전 대통령)는 자신이 왜 상을 탔는지 알지 못했다. 그것이 내가 그와 유일하게 의견일치를 본 한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9년 10일 다자외교와 핵 군축 노력 등 '인류협력과 국제 외교를 강화하기 위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오바마 전 대통령이 취임한지 1년도 안됐던 터라 상을 받기에는 너무 이른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트럼프 "나는 많은 일과 관련 노벨상 받을 거라 생각" / 연합뉴스 (Yonhapnews)
AF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노벨상을 받지 못한 건 불공평한 일'이라는 오랜 불평 사항 중 하나를 터뜨렸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북미가 '긍정적 신호'를 주고받으며 실무협상 재개 분위기가 무르익는 가운데 나온 것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북한이 '눈엣가시'로 여겨온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경질하는 등 최근 북한에 연일 유화적 제스처를 보내왔으며, 연내 3차 북미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김정은과 언제 만날 것인가'라는 질문에 "곧 (만남이) 이뤄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발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대한 '애착'은 여러 차례 드러난 바 있다. 특히 북미 정상회담 개최 등 북한 비핵화 협상과 맞물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가능성이 심심치 않게 제기됐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에 꽂혀 있다"는 언론 보도도 간간이 나왔다.
'세기의 회담'으로 관심을 끈 지난해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한달여 앞둔 4월 28일 미시간주에서 열린 유세 집회에서 지지자들이 "노벨"을 연호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미소를 감추지 못하며 '노벨'이라고 혼잣말을 한 뒤 "멋지네요.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2월 16일 기자회견에서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노벨위원회에 자신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해준 사실을 깜짝 공개하며 "아베 총리가 노벨평화상이라는 것을 주는 사람들에게 보냈다는 아주 아름다운 5장짜리 서한의 사본을 내게 줬다"며 "나는 아마 (노벨평화상을) 받지 못하겠지만 괜찮다"고 '뒷얘기'를 소개한 바 있다.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북미 정상의 지난 6월 말 '판문점 회동'이 이뤄진 뒤인 지난 7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타는 길을 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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