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존슨총리, 런던시장 때 모델 출신 美 여성기업인에 특혜 의혹
더선데이타임스 "공금지원·무역사절단 합류…아파트도 자주 방문"
총리측, 논평 거부…여성기업인 "사업가로서 나의 역할 존중한 것"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55)가 런던시장 시절 자신과 가까운 모델 출신 여성 기업인에게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의 일요판인 더선데이타임스는 자체 취재 결과, 미국인 사업가 제니퍼 아큐리(34)는 존슨 총리와의 친분을 내세워 총 12만6천 파운드(약 1억8천700만원)의 공금을 지원받았고, 존슨이 이끈 무역사절단에 포함되는 특혜를 누렸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존슨 총리가 런던 동쪽 쇼디치에 있는 아큐리의 아파트를 정기적으로 방문한 사실도 소식통들이 확인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더선데이타임스에 따르면 2013년 아큐리가 설립한 신생 기업은 존슨 당시 런던시장이 관할하는 기관으로부터 1만 파운드의 후원금을 받았고, 존슨은 아큐리의 회사를 홍보하기 위한 수많은 행사에 참석했다.
또 아큐리는 자격 조건을 충족하지 않는데도 존슨이 주도하는 해외 무역사절단에 3차례나 합류했다. 3차례 중 두 차례는 아큐리의 무역사절단 합류가 최초 결정에선 거절됐는데 존슨과 당시 시장 사무실 측근의 개입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한다.
이 신문이 확보한 한 내부 이메일에 따르면 아큐리가 존슨과 논의한 후 어떻게 뉴욕 무역사절단에 참여하게 됐는지 드러나 있고, 아큐리가 참여해 기쁘다고 존슨이 말한 것으로 적혀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아큐리는 또한 2014년 런던에서 사업하는 외국 기업가를 지원하는 '시리우스 프로그램'을 통해 1만5천 파운드의 정부 보조금을 받았다.
작년 6월 아큐리는 미국으로 돌아갔지만, 그녀가 가장 최근에 설립된 회사는 올해 초 문화미디어스포츠부(DCMS)로부터 영국에 기반을 둔 기업을 위한 보조금 10만 파운드를 받았다.
보조금을 받은 아큐리 회사 주소가 예전에 그가 살았던 영국 체셔의 임대주택으로 확인됨에 따라 DCMS는 보조금 지급 관련 조사를 벌이고 있다. 아큐리는 현재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다.
존슨은 아큐리의 회사 이노텍이 주최한 행사에 연사로 참여하고, 아큐리는 존슨의 시장 선거 캠페인에 참여하는 등 가까운 사이였다고 한다.
존슨은 아큐리의 아파트도 자주 방문했다.
아큐리 아파트의 소유주는 "그는(존슨) (아큐리와) 분명히 함께 왔고, 그들은 매우 가까운 친구였다"며 "아큐리는 존슨을 가장 친한 친구 중의 한 명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고 더선데이타임스에 말했다.
아큐리는 "나의 회사가 받은 보조금이나 무역사절단 참여는 순전히 합법적인 사업가로서 나의 역할을 존중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존슨 총리 측은 더선데이타임스의 보도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제1야당인 노동당의 존 트리켓 의원은 성명을 통해 "보리스 존슨은 이처럼 중대하고 심각한 의혹과 관련된 자신의 행동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야 한다"면서 "이것은 나라를 이끄는 사람의 진실성에 관한 문제인데, (존슨은) 어떤 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믿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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