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브라이언은 예스맨, 트럼프 내부 견제 목소리 사라져"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강경파 존 볼턴의 후임으로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선임된 로버트 오브라이언 인질문제 담당 대통령 특사는 볼턴과 마찬가지로 안보 면에서 전통적 보수 시각을 갖고 있으나 대통령에 자신의 견해를 내세우기는 힘든 예스맨이라는 전문가 평가가 제시됐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 최악의 외교정책 본능을 견제할 누군가가 필요한 시점에서 그의 인선은 크게 실망적이라는 지적이다.
전임 오바마 행정부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 재직했던 조너선 스티븐슨 국제전략연구소(IISS) 선임연구원은 18일 뉴욕타임스(NYT) 논평 기사를 통해 신임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볼턴 전임자와 시각은 유사하나 성향은 매우 대조적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군림하는 기질에 적합한 순응하는 막후 실무타입'을 발탁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스티븐슨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악의 외교정책 본능을 견제할 누군가가 필요한 시기에 예스맨이 들어섰다면서 이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충동을 견제할 희망이 모두 사라진 셈이라고 혹평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지난 2016년 자신의 저서 '미국이 잠자는 동안'(While America Slept)에서 전임 볼턴 보좌관과 유사한 보수 강경파적 세계관을 나타냈으나 한편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위압적인 외교정책을 통해 미국인 인질들을 석방하는 데 전례 없는 성공을 거뒀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극찬했다.
스티븐슨 연구원은 오브라이언 보좌관 선임은 트럼프 대통령과 볼턴 보좌관 재임 기간 극도로 위축된 NSC의 역할이 여전히 미흡할 것이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계속 대통령의 수석 외교정책 보좌관 역할을 하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불행히도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행정권 집행 과정에서 원칙주의자가 아니며 트럼프의 의중을 간파하는 바로 이 능력 때문에 성공한 케이스라고 꼬집었다.
스티븐슨 연구원은 이어 혹자는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이 과거 리처드 닉슨 대통령과 헨리 키신저 국무장관과 같은 외교정책 동반관계를 구축했기 때문에 국가안보보좌관에 누가 들어서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엘리트 학자이자 대전략가인 키신저와 외교 비전문가로 트럼프 기분을 맞추는 집행자에 불과한 폼페이오와는 격이 다른 인물이라고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신임 오브라이언 보좌관에게 전임 볼턴처럼 직설적인 이념주의자나 정책입안자 또는 합의구축 전문가 역할을 기대하기보다 자신의 종종 기이한 견해와 행동에 대한 공식적인 겉치장막 역할을 하는 공무원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그는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자신에 대한 내부 반대 목소리를 차단함으로써 중국과 북한 및 나아가 이란과도 이른바 '대타협'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스티븐슨 연구원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전략적 천재라면 문제가 없으나 그는 자신이 어떤 전략적 결과를 원하는지 정확히 모르고 있다면서 만약 이것이 여의치 않아 재선이 힘든 것으로 판단되면 '전쟁 중에는 대통령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관례를 시험하듯 군사적 분쟁을 촉발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yj378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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