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절개 분만아, 腸 박테리아가 다르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제왕절개로 출산한 신생아는 장 내 박테리아 집단인 세균총(microbiome)의 구성이 정상 방법(질 분만)으로 출산한 신생아와 다르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버밍엄대학,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웰컴 트러스트 생어 연구소(Wellcome Trust Sanger Institute)의 공동 연구팀이 건강한 신생아 약 600명과 산모 175명으로부터 채취한 1천679개의 분변 샘플 속 박테리아 집단의 DNA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18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신생아의 분변을 출생 후 4일, 7일, 21일 후 각각 채취했으며 일부 신생아는 첫 돌이 될 때까지 분변 속 박테리아 집단 구성의 변화를 추적했다.
전체적으로 질 분만아는 어머니의 장 세균총을 대부분 가지고 있는데 비해 제왕절개 분만아는 병원 환경과 관련된 박테리아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의 일원인 버밍엄대학의 피터 브로클허스트 교수는 밝혔다.
제왕절개 분만아는 모체가 가지고 있는 장 세균총이 질 분만아보다 적었다. 특히 유익균을 질 분만아보다 적게 가지고 있었다.
이는 출산 방법에 따라 장 세균총 구성이 크게 달라진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전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질 분만아는 산도(birth canal)를 빠져나오면서 질 내 박테리아들을 삼켜 이 박테리아들이 장 세균총의 일부를 구성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장내 세균총 분석에서는 질 박테리아들이 거의 없었다. 제왕절개 분만아 또한 마찬가지였다
이는 분만 중 아기는 모체의 장 박테리아들과 접촉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연구팀은 제왕절개 분만아에게서 채취된 병원균 800여종을 분리, 배양해 DNA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영국 병원들에서 발생하는 혈류 감염의 원인 박테리아들과 같았다.
이 박테리아들은 장에 있을 때는 대체로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다른 곳으로 들어가거나 면역체계가 약할 땐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그러나 제왕절개와 질 분만아의 이러한 장 세균총 차이는 생후 1년이 되면 대부분 없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신생아는 자라면서 먹는 것과 생활환경에서 박테리아들에 노출되기 때문에 결국은 장 세균총도 비슷해지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연구팀은 풀이했다.
그러나 출생 초기 제왕절개 분만아의 장 세균총 차이가 장기적인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알 수 없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 최신호(9월 18일 자)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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