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검찰 "차베스 前베네수 정권, 美사회 병들게하려 코카인 뿌려"
WSJ 보도…콜롬비아 반군과 손잡고 미국에 코카인 밀수출 계획 논의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지난 2013년 사망한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콜롬비아 반군과 협력해 대량의 코카인을 미국에 뿌렸다는 내용을 담은 미국 연방검찰의 문건이 공개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뉴욕 남부지검으로부터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중남미 좌파의 상징이었던 차베스 전 대통령은 콜롬비아 반군단체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과 함께 미국에 대항하는 '무기'로 코카인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건에 등장하는 베네수엘라 전 대법관 출신 인사는 차베스 전 대통령이 지난 2005년 자신을 포함한 고위 관계자들을 소집해 FARC와 함께 코카인을 미국으로 운반하는 계획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차베스 전 대통령은 이 회의에서 '미국에 코카인을 넘쳐나게 만드는 방법' 등을 활용해 당시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에 대적하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드러난 문건 중에는 지난 2008년 마약 밀매 혐의로 미국 정부에 기소된 베네수엘라 군 정보기관의 전직 수장 우고 카르바할에 대한 신병 인도 요청서도 포함됐다.
미 검찰은 지난 4월 우고 카르바할이 스페인에서 위조여권을 사용하다 붙잡히자, 마약 밀매 혐의를 적용해 미국으로의 신병 인도를 요청했다.
미 당국이 스페인 법원에 보낸 공소장에 따르면 카르바할은 일명 '태양의 카르텔'(Cartel of the Suns)이라 불리는 베네수엘라 군 장교 조직을 통해 "코카인이 복용자 개인에 대한 부작용은 물론 사회적 폐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코카인을 미국에 대항하는 무기로 활용했다"고 적시했다.
해당 문건을 최초로 보도한 스페인 매체도 차베스 전 대통령과 고위 관계자들이 당시 콜롬비아에서 베네수엘라를 거쳐 미국으로 향하는 코카인 수송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군 및 사법 당국과 긴밀히 협력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차베스 정권이 FARC와 마약 수익을 나누는 것은 물론, 반군들에게 무기를 제공하는 방안까지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검찰은 카르바할 외에도 현재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 요직에 남아있는 인사 중 일부가 이 같은 마약 밀매에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문건에 따르면 차베스 전 대통령의 측근이자 마두로 정권의 2인자로 여겨지는 디오스다도 카베요 제헌의회 의장과 타렉 엘 아이사미 경제담당 부통령 등도 이에 포함됐다.
카베요 의장은 회의 중 마약 밀매 경로로 이용되는 해상 또는 육상 지점들을 설명했으며, 카르바할은 FARC를 '동료들'이라고 지칭하며 "조율이 잘 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검찰 문건에 적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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