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전' LG화학-SK이노베이션 CEO 첫 회동…입장차만 확인한듯
신학철 부회장-김준 사장 "진정성 있는 대화했다"…신경전 관측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전기차 배터리 기술유출과 관련된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LG화학[051910]과 SK이노베이션[096770]의 최고경영자(CEO)가 16일 처음으로 회동했다.
대화의 물꼬를 텄다는 의미는 있으나 서로의 입장차를 확인하는 정도에 그쳤던 것으로 전해졌다.
양사에 따르면 LG화학 신학철 부회장과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모처에서 만났다. 당초 동석한다고 알려졌던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참석하지 않았다.
양사 관계자들은 일제히 "신 부회장과 김 사장은 소송과 관련한 각사의 입장을 이야기했다"면서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서로를 영업비밀 침해와 특허 침해로 고소한 상태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자사 인력을 계획적·조직적으로 빼내 가 핵심 기술을 유출했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 연방법원에 지난 4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맞서 SK이노베이션도 LG화학을 상대로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6월 국내에서 제기한 데 이어, 지난 3일엔 미국 ITC와 연방법원에 특허침해 소송을 냈다.
두 회사는 평행선을 달리면서도 대화의 가능성은 열어두고 CEO 회동을 타진해왔다. 정부와 정치권에서도 중재 역할을 했다.
LG화학은 "첫 만남이 있기까지 산업부의 노력이 있었다"며 "양사 CEO는 진정성 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의 사과와 재발 방지, 피해배상 논의를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어, 이날 CEO 회동에서도 신경전이 오갔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CEO선에서 협상이 무산되면 LG그룹 구광모 회장과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나서 담판을 짓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계속 나온다.
반면 민간 기업의 지식재산권 관련 다툼에 대해 정부·정치권이 중재 압박을 하거나 총수끼리 담판을 짓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부른다는 반론도 동시에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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