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국가서 日제외' 임박…절차 마치고 이번주 시행 가능성
'가의2'로 분류…유효기간 3년→2년 단축·심사기간 5일→15일 연장
"국내 기업 피해 없게 정상용도 종전처럼 허가…日대화 열려 있어"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정부가 이르면 이번주 일본을 한국의 수출절차 우대국인 '백색국가'에서 제외한다.
15일 정부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의 백색국가에서 일본을 제외하는 내용의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 고시를 이르면 이번주 관보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산업부는 3일까지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받은 후 규제 심사, 법제처 심사 등 외부 절차를 모두 마무리했고 결재 및 관보 발행 등 내부 절차만 남은 상황이다.
현행 전략물자 수출입고시는 전략물자 수출지역을 백색국가인 가 지역과 비(非)백색국가인 나 지역으로 분류한다. 가 지역에는 미국, 일본 등 29개국이 들어가 있다.
하지만 7월 4일 일본이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대(對)한국 수출규제를 한 데 이어 지난달 28일 한국을 일본의 백색국가에서 제외함에 따라 한국 정부도 이에 대응하는 조치를 준비해왔다.
개정 전략물자 수출입고시는 가 지역을 가의1과 가의2 지역으로 세분화한다.
가의1은 기존 백색국가 중 일본을 제외한 28개국이 그대로 들어가고, 가의 2에 일본을 새롭게 포함했다.
산업부는 "가의2는 가의1처럼 4대 국제수출통제체제에 가입했지만, 기본원칙에 어긋나게 제도를 운용하거나 부적절한 운용사례가 꾸준히 발생한 국가를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가의2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나 지역 수준의 수출통제를 적용한다.
사용자포괄허가는 원칙적으로 불허하되 동일 구매자에게 2년간 3회 이상 반복 수출하거나 2년 이상 장기 수출계약을 맺어 수출하는 등 예외적 경우에만 허용해준다.
품목포괄수출허가는 가의1 지역은 자율준수무역거래자의 등급이 AA, AAA 등급인 경우 모두 가능하지만, 가의2는 나 지역처럼 AAA 등급에만 허용한다.
포괄허가 신청서류는 1종에서 3종으로 늘어나고, 유효기간은 3년에서 2년으로 짧아진다. 재수출은 허가하지 않는다.
개별허가의 경우 가의1은 3종(신청서·전략물자 판정서·영업증명서), 가의2는 기존 3종에 최종수하인 진술서와 최종사용자 서약서를 포함한 5종, 나 지역은 가의2 지역 5종 서류에 수출계약서와 수출자 서약서를 추가한 7종의 신청서류를 내야 한다.
심사 기간은 가의1 지역은 5일이나 가의2와 나 지역은 15일로 길어진다.
다만 전략물자 중개허가 심사는 종전처럼 면제한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의견수렴 마지막 날인 지난 3일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에 대한 의견서를 공식 제출했다.
일본은 의견서에서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의 근거나 세부 내용에 관한 질문에 명확한 답변이 없는 채로 절차가 진행된다면 근거가 없는 자의적인 보복 조치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와 함께 고시 개정 사유, 일본을 가의2 지역으로 분류한 이유, 캐치올 규제 등 한국 수출통제제도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산업부는 "고시 개정은 국제 평화 및 지역 안보를 나 국제수출통제체제의 기본 원칙에 어긋나게 수출통제제도를 운용해 국제공조가 어려운 나라를 대상으로 수출통제 지역 구분을 달리해 수출관리를 강화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 것"이라며 보복 조치라는 일본의 주장을 반박했다.
또 "일본 측에도 고시 개정 발표 전 통보한 것은 물론 여러 경로를 통해 고시 개정 사유 등을 설명했다"고 강조했다.
만일 일본이 이 사안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더라도 역사 문제를 경제적으로 보복한 일본과 달리 한국은 일본의 부적절한 수출통제제도 운용에 대한 조치를 취한 것이고 사전에 통보하는 등 절차상 규정도 준수한 만큼 별문제가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정부는 일반적으로 매년 1회 이상 전략물자 수출입고시를 개정한다.
가장 최근 개정한 것은 지난해 10월 1일(시행일 기준)이다.
당시에는 원자력 전용 품목 관련 기술이전에 대한 수출허가 세부 취침 신설 등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요청사항을 반영해 개정이 이뤄졌다.
산업부는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이 이뤄져도 정상적인 용도의 수출은 최대한 이른 시일 내 허가를 내줘 국내 기업이 받는 피해가 없도록 할 방침이다.
또 이번 개정 이후에도 일본이 대화를 원할 경우에는 언제, 어디서든 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열린 입장을 고수했다.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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