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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공 움직임에도 치매 신호 있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눈의 동공 움직임에서도 알츠하이머 치매의 신호를 포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샌디에이고 대학 의대 노화 행동유전학 센터의 정신의학 전문의 캐롤 프란츠 교수 연구팀은 인지기능 테스트를 받을 때 동공 반응을 보면 치매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10일 보도했다.
치매 위험이 높은 사람은 인지기능 테스트를 받을 때 일반인들보다 동공이 크게 확대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치매로 이어질 위험이 높은 경도인지장애((MCI: mild cognitive impairment)가 있는 사람들과 인지기능이 정상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에서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는 것이다.
경도인지장애 그룹은 인지기능이 정상인 그룹과 테스트 성적이 같게 나왔어도 동공 확대 반응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특히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을 높이는 변이유전자를 지닌 사람이 동공 확대 반응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뇌간(brainstem)에서 인지기능과 각성(arousal)을 조절하는 일단의 뉴런(신경세포)인 청반핵(LC: locus coeruleus)이 동공 반응을 촉진한다는 사실에 착안해 이 같은 실험을 하게 됐다.
인지기능 테스트를 받을 땐 청반핵이 동공 반응을 일으켜 동공의 직경이 커지며 테스트 문제가 어려울수록 동공의 직경은 더욱 확대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치매의 주범으로 알려지고 있는 뇌 신경세포의 비정상 단백질 2가지 중 하나인 타우(tau)가 처음 나타나는 곳도 청반핵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현 단계에서는 개념증명(proof-of-concept)의 수준이지만 인지기능 테스트를 통한 동공 확대 측정이 증상이 나타나기 전 치매 신호를 포착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경도인지장애란 기억력 등의 인지기능이 같은 연령대의 다른 노인들보다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니지만 이런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 비해 치매로 이행될 가능성이 크다.
이 연구 결과는 '노화 신경생물학'(Neurobiology of Aging) 온라인판(9월 9일 자)에 게재됐다.


skh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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