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석유장관 교체…살만 국왕 넷째아들 임명
압둘아지즈 왕자, 왕족으로는 첫 석유장관에 임명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은 8일(현지시간) 압둘아지즈 빈 살만(59) 왕자를 에너지부(석유부) 장관으로 임명하는 칙령을 내렸다.
압둘아지즈 신임 장관은 살만 국왕의 넷째아들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이복형이다.
그는 1985년 당시 석유부장관 보좌관으로 공직에 입문해 1995년부터 2017년까지 석유부 차관보, 차관을 차례로 거쳤고 2017년부터는 에너지 담당 국무장관을 지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에도 사우디 대표단으로 자주 참석한 인물로, 석유 분야의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현재 OPEC이 추구하는 감산 정책에 깊이 관여하기도 했다.
왕명을 받아 사우디의 석유 정책을 총괄하는 석유부 장관에 그간 왕가가 아닌 전문 관료가 모두 임명된 만큼 알사우드 가문의 왕족이 이 자리에 오른 것은 압둘아지즈 왕자가 처음이다.
내부 권력 경쟁이 치열한 사우디 왕가는 '국체'라고도 할 수 있는 석유 정책을 책임지는 에너지부 장관에 왕가와 혈연관계가 없는 전문 관료를 임명하는 방식으로 계파 간 균형을 잡았다.
그러나 석유 분야의 전문가이긴 하지만 왕의 친아들을 이 자리에 처음 임명하면서 왕가 내부의 반발이 있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016년 5월부터 에너지부 장관이었던 칼리드 알팔리는 2일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회장에서 물러난 데 이어 장관직에서도 내려왔다. 아람코의 신임 회장에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회장인 국부펀드 공공투자펀드(PIF)의 총재가 임명됐다.
살만 국왕은 지난달 말 산업에너지·광물부를 산업광물부와 에너지부로 분리 개편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살만 국왕이 알팔리 장관의 정책 수행에 만족하지 못하고 그의 입지를 좁혔다는 분석이 나왔다.
아람코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기업가치를 높이려면 유가가 상승해야 하는데 사우디 왕가가 원하는 수준만큼 오르지 못했다는 것이다.
아람코의 IPO는 애초 지난해 말로 예정됐으나 내년 또는 2021년으로 미뤄졌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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