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가 피부관리 중요성 알려…韓 화장품 너무나 혁신적"
美 유명 뷰티 전문가 "인삼·녹차 등 전통 원료 사용에 놀랐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K뷰티'는 이제 유행(trend)이 아니라 하나의 범주(category)가 됐어요. K뷰티 업체들은 글로벌 브랜드라는 사명감을 갖고 전 세계로 나가야 합니다."
폴 코너스(42)는 미국 화장품 업계에서 20년 가까이 종사한 유명 뷰티 전문가다. 그는 2002년 로레알에 입사해 슈에무라, 랑콤, 키엘 등에서 제품개발과 마케팅 등을 담당했고, 현재 아모레퍼시픽 미국 법인에서 프리미엄 브랜드 부문장을 맡고 있다.
코너스 부문장은 7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화장품 브랜드는 너무나 혁신적이어서 매력적"이라면서 "한 회사가 성분 개발, 제조, 판매까지 다 맡아 제품의 전 공정을 책임지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특히 "인삼, 쑥, 녹차 등 전통 원료를 활용해 화장품을 만드는 것도 놀라웠다"면서 "74년의 역사를 가진 아모레퍼시픽은 그 노하우가 제품에 녹아 있다"고 덧붙였다.
코너스 부문장은 한국은 화장품 업계의 트렌드를 선제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시험장과 같은 곳이었다며, 최근 K뷰티의 선전은 당연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특히 피부 관리에 집중하는 K뷰티 덕분에 소비자들이 나날이 똑똑해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미국이나 유럽은 화장이라면 메이크업만 떠올릴 정도로 피부 관리에 관심이 없었다"면서 "하지만 K뷰티 인기로 피부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스스로 정보를 찾아보게 되면서 자신을 가장 아름답게 만들어줄 제품을 찾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화장품 업계 매출에서 스킨케어가 메이크업 부문을 제치고 높은 성장을 기록한 배경에는 K뷰티가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K팝이 K뷰티의 시발점이라는 점에도 공감했다.
그는 "이제 미국인들도 방탄소년단(BTS)은 다 알 정도로 K팝의 영향은 컸다"면서 "그룹 멤버들의 맑고 투명한 피부는 10~20대가 한국 화장품에 관심을 갖는데 큰 도움을 줬다. 결국 새로운 소비자를 끌어온 셈"이라고 풀이했다.
하지만 그는 K뷰티 성장에는 근원적으로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의 역할이 컸다고 강조했다.
그는 "'셀카' 세대인 이들은 피부를 가꾸는데 돈과 시간을 아끼지 않고, 성분에도 관심이 많다"면서 "이들이 소셜미디어로 정보를 입수하고, 효과가 뛰어난 한국 제품을 사면서 K뷰티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코너스 부문장은 피부 10단계 관리법 등 한국 화장법이 확산하는 것도 큰 변화로 짚었다.
그는 "화장품 전문가인 저도 피부 관리는 스킨 하나 바르는 것으로 끝낸 적이 많았다. 토너, 에센스, 세럼, 부스터가 뭐 하는 건지도 몰랐다"면서 "하지만 이것이 피부를 위하는 길이라는 것을 알았고, 결국 유튜브 등을 통해 이런 피부관리법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브랜드들이 세계 시장에 나가려면 현지 맞춤형 상품 개발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그는 조언했다.
특히 미국 같이 다양한 인종이 사는 나라에선 각 피부 타입에 맞는 제품을 선보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라네즈와 이니스프리가 다양한 색깔의 파운데이션을 미국에서 출시한 것을 예로 들었다.
그는 "화장품은 조그만 문제가 있어도 소셜미디어에서 바로 문제가 되는 민감한 업계"라면서 "고객과 늘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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