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난민쿼터 축소 논의 예정…일부 3만명→1만5천명 요구"
정부 관리들 9일 논의…이미 오바마 시절의 4분의 1 수준 급감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올해 또다시 난민 수용 상한선을 큰 폭으로 줄이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AP와 로이터 통신 등은 6일(현지시간) 익명의 고위 관계자를 인용, 정부 관계자들이 오는 9일 백악관 상황실에서 2020년 회계연도 기준으로 미국으로 입국하는 난민 수의 축소 여부를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부 관리는 멕시코 국경을 통해 입국하는 수많은 중미 출신 난민과 그들에게 제공되는 보호 조치들을 고려할 때 엄격한 제한이 필요하다며 현재 허용 수준의 절반인 1만5천명 또는 그 이하로 줄일 것을 주장했다.
이들은 또한 미국보다는 출신국 인근 국가에 난민을 재정착시키는 것이 비용 면에서도 더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아직 밝힌 바가 없으나, 새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다음 달 1일 전까지는 결론이 날 전망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미국은 현재 난민 쿼터를 3만명으로 설정하고 있다. 그 전년도에는 난민 쿼터를 4만5천명으로 제한하면서 2만2천491명의 입국을 허용했었다.
이런 난민 쿼터는 미국의 난민프로그램이 시작된 1980년 이후 가장 작은 규모다. 전임 버락 오바마 정권의 마지막 해에는 난민 쿼터가 11만명이었던 만큼 4분의 1 가까이로 크게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대표적인 이슬람 7개국 시민들의 미국 입국을 제한하는 '반(反)이민 행정명령'을 시행하고, 엄격한 입국 심사와 승인 절차를 도입하는 등 난민과 이민자에 적대적인 정책을 펴왔다.
난민 탓에 미국 내 범죄와 테러 위험이 증가하는 등 국가안보가 위협받고 있다는 시각에서다.
미 국토안보부(DHS)도 이러한 기조에 따라 난민 신청자에 대해 철저한 인터뷰와 배경 조사를 시행한 결과, 지난해 미국에 정착을 허용받은 난민 수는 크게 줄어들었다.
다만 미 행정부는 박해를 피해 망명 온 난민들을 여전히 적극적으로 돕고 있으며, 인도적인 차원에서 지난 2008 회계연도부터 2017 회계연도까지 170만 명에게 합법적인 영주권을 발급했다고 밝혔다.
s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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